금융계에서 태양광 발전 사업은 그간 ‘위험한 투자’라는 인식이 많았다. 태양광 산업의 국제적 경쟁 심화로 제품 가격이 계속 추락하면서 주요 기업들이 줄줄이 쓰러진 탓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태양광 시장의 오랜 침체가 끝나고 볕들 조짐이 보이면서 태양광 투자도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이런 가운데 OCI가 국내 주요 펀드와 제휴해 1,000억원대 태양광발전 펀드를 조성하며 시장에 활력을 더하고 있다. 금융사도 태양광의 발전 가능성을 인정한 것이다.
OCI는 15일 OCI 본사에서 이우현 OCI 사장과 이재우 보고펀드자산운용 대표 등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OCI-보고 태양광 전문투자형 사모특별자산 투자신탁 양해각서(MOU)”를 맺었다고 이날 밝혔다. 이번 MOU에 따르면 OCI는 보고펀드자산운용과 1,000억 규모 태양광발전펀드를 조성한다. OCI는 국내 공공 부지나 상업용 건물에 총 50MW 규모의 태양광발전시설을 설치·운영하며 보고펀드는 OCI가 건설한 태양광발전시설을 인수한다.
업계는 이번 협력모델은 에너지 기업과 금융기관이 협력해 침체한 국내 태양광 시장을 활성화하려는 의미있는 시도로 보고 있다. 기업들은 대규모 투자에 따른 부담을 줄일 수 있고 보고펀드 역시 태양광 업계의 성장 기업인 OCI와 협력해 신뢰할만한 투자 자산을 확보한 것으로 풀이된다. OCI 관계자는 “한국의 태양광 시장은 아직 미국·중국에 비해서 규모가 작지만 이미 연간 1GW 규모의 태양광 발전 시장이 형성돼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며 “이번 투자 제휴는 앞으로 태양광 발전시설이 안정적 수익을 내는 자산이라는 인식을 높일 신호탄이 될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이 사장은 “OCI는 그동안 국내외에서 축적한 태양광 발전 시설 설치, 운영의 노하우를 담아 최고의 태양광 발전소를 건설하는 데 노력하겠다” 며 “이번 MOU 체결이 국내 태양광 발전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 고 말했다.
한편, 태양광 발전의 핵심소재인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는 OCI는 2012년부터 태양광 발전 산업에 본격 진출하며 국내외 시장에서 성과를 올리고 있다. OCI는 올해까지 국내와 중국에서 각각 20MW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를 건설했다. 또 최근에는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 시에서 400MW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를 건설하는 알라모 프로젝트를 완료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업계는 올 상반기까지 흑자 행진을 이어온 OCI가 올해 4년만의 적자 탈출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