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美 금리인상 이후 국내 증시는]外人 이탈 없었지만..."내년 봄 이후가 본격 시험대"

배당수익 노린 자금유입 증가

연말랠리 기대감 높아지며

코스피 0.01% 하락 '보합세'

연준 금리인상 가속화 전망에

내년엔 시장 변동성 확대 가능성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당초 예상과 달리 내년에 세 차례의 금리 인상을 시사하면서 국내 증시의 향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4일(현지시간) 1년 만에 기준 금리 인상에 나선 연준의 결정은 시장이 이미 예견했던 것으로 영향력이 제한적이었지만 내년부터 금리 인상의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은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올 연말까지는 배당수익 막차를 타기 위해 유입되는 자금이 늘어나면서 연말 랠리 기대감이 금리 인상 우려를 불식시키겠지만 내년 초 이후에는 매파 성향이 강화된 연준의 움직임에 따라 증시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15일 코스피지수는 간밤에 미 연준의 금리 인상 결정 소식에도 불구하고 전날보다 0.01%(0.22포인트) 하락한 2,036.65포인트에 장을 마감하며 선방했다. 시장 예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매파적(통화긴축선호) 신호를 보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결과에도 시장 반응은 차분했던 셈이다. 우려됐던 외국인 이탈도 없었다. 외국인은 이날도 87억원을 순매수해 12월 들어 바이코리아 행진을 이어갔다. 코스닥은 6일째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620 고지를 탈환했다.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후 감세와 적극적인 재정정책 기대감에 시장금리가 먼저 뛰었고 연준이 이를 따라가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충격파는 적었다”며 “연말까지 랠리 장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5년간 12월만 되면 배당수익을 노린 기관의 투자자금이 집중적으로 유입됐던 점도 증시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는 요인이다. 일반 투자자들은 연말 배당 투자를 위해 자금을 주식형 펀드에 맡기게 되는데 주식형 설정액은 매년 연말에 증가하면서 기관 수급이 개선되는 효과가 발생한다. 증권사들도 12월 배당락일 전까지 배당투자 및 프로그램 매매를 통한 이익 극대화 전략에 나서면서 매수 우위를 보인다. 실제 지난 2011~2015년 평균 12월 기관투자가는 1조9,553억원을, 금융투자(증권사)는 5,294억원을 순매수했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가 배당과 관련한 정부의 기업소득환류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마지막 해로 배당 수익을 노린 투자자금은 더욱 늘 것”이라며 “이날까지 기관이 약 7,800억원을 순매수한 점을 고려하면 적어도 연말까지는 배당 수익을 위해 1조원이 넘는 기관 자금이 추가로 유입되며 금리 인상 우려를 압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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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내년 초부터 국내 증시는 다시 시험대에 놓일 것으로 전망된다. 연준의 내년 금리 인상 속도가 시장 예상보다 빨라질 것이란 분석 때문이다. 진정됐던 달러화 강세 흐름이 재개되면서 한국 등 신흥국 증시에서의 자금 유출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박정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 예상보다 다소 매파적인 금리 인상 전망으로 달러 강세 기조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서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점도표 금리의 우상향은 2014년 이후 처음”이라며 “그동안 신흥국 자금 유입을 촉진한 저금리와 달러화 약세 모두 가파르게 되돌려진다는 점에서 국내 증시 외국인 수급에도 부담스러운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분석에 따르면 미국 1년 국채금리가 25bp(1bp=0.01%포인트) 오르면 한국의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은 3개월 후 약 3조원 정도 유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 국면에서는 경제 회복 기대감이 크게 반영된 정보기술(IT)·화학·철강 등 수출 업종에 관심을 가질 것을 조언했다. 경기 민감주와 은행업종도 추천했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증시는 최근에는 좀 올랐지만 오르는 추세가 이어지긴 힘들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감이 살아 있는 만큼 경기 민감 소재, 가치주 등 주목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서민우·서지혜·박준호기자 ingaghi@sedaily.com

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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