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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예측 연기 피씨엘, 상장은 내년 초 변경

높은 공모가 탓에 기관들 외면

내년 몸값 낮춰 재도전 나설듯

이달 들어 3곳이나 상장 미뤄



이달 코스닥 상장이 예정됐던 체외진단 의료기기업체 피씨엘이 기관 수요예측에 실패하며 상장 일정을 무기한 연기했다. 연말 공모주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이달 들어서만 벌써 세 곳이나 상장을 미루고 있다.

16일 피씨엘은 당초 이달로 예정된 코스닥 상장을 무기한 연기한다고 공시했다. 피씨엘은 지난 14~15일 이틀간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했지만 높은 공모 희망가 탓에 기관의 외면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피씨엘은 “최종 공모가 확정을 위한 수요예측을 실시했지만 회사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려운 측면 등 제반 여건을 고려해 공모를 추후로 연기한다”고 설명했다.

피씨엘의 상장 연기는 최근 제약·바이오주에 대한 투자심리 악화와 맞물려 지나치게 높게 산정된 공모가가 발목을 잡았다는 평가다. 현재 적자를 기록 중인 피씨엘은 오는 2019년으로 추정되는 순이익에 할인율(25%)을 적용해 희망 공모가 밴드를 1만1,300~1만4,400원으로 산정했다. 하지만 최근 제약·바이오주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기관이 투자를 꺼린 것으로 보인다.


코스닥 상장 예정 기업이 상장 일정을 연기한 것은 이달 들어서만 벌써 세 번째다. 오는 21일 상장 예정이던 디스플레이 검사장비업체 이엘피는 고평가 논란에 상장 일정을 내년 2월 이후로 미뤘다. 감염병 예방 백신 기업 유바이오로직스도 이달 14~15일로 예정된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을 내년으로 연기했다. 유바이오로직스는 기관 수요예측에서 희망 공모가(6,500~7,300원)에도 못 미치는 6,000원에 공모가가 정해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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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씨엘은 상장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과 협의해 공모가를 대폭 낮춰 내년 다시 상장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피씨엘은 혈액을 통해 질환을 확인할 수 있는 진단키트를 개발하는 바이오 벤처다. 주요 주주로는 19일 상장하는 DSC인베스트먼트를 포함해 한국투자파트너스·KB인베스트먼트 등이 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상장을 미루는 기업들이 속출하는 것은 매년 말마다 거듭되는 무리한 밀어내기 상장이 가장 큰 원인”이라며 “그럼에도 적자에 허덕이는 기업이 높은 공모가 산정을 하는 등 아직도 공모가 뻥튀기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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