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원내대표 경선 결과는 새누리당의 진로와 정국 전반에 상당한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당장 일괄사퇴한 지도부의 공백을 채우고 당 재건을 담당할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에 큰 책임을 지게 됐다. 아울러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즉각 정 신임 원내대표에 대해 “국민의 열망을 저버린 경선 결과”라며 대화상대로 인정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자칫 원내대표 시작부터 야당과의 협치가 막혀버릴 수도 있는 상황이다. 안팎의 이런 난관을 어떻게 수습하고 헤쳐나갈지가 정 원내대표의 어깨에 지워졌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급한 것은 정 원내대표의 선출로 더욱 가시화할 비박계의 집단반발과 탈당 문제 해결이다. 비박계의 리더인 김무성 전 대표는 이미 탈당을 검토 중이라고 공언했고 이날 경쟁 상대로 나선 나 의원 역시 패배시 탈당 가능성을 시사해온 만큼 비박계 내부의 탈당 논의가 급물살을 탈 공산이 크다. 여기에다 20일로 예정된 당 중앙윤리위원회에서 박근혜 대통령 징계 수위에 대해 어떤 결정이 나오느냐가 새누리당 분열의 주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 원내대표가 취임 일성으로 계파 청산과 당 화합을 강조했지만 이를 구체화하는 것은 만만치 않은 과제다. 친박 지도부의 ‘2선 후퇴’가 원래 예정했던 21일에서 앞당겨졌지만 이 정도로 비박계의 탈당 움직임이 누그러질지도 미지수다. 창조적 파괴를 한다는 자세로 획기적인 변화와 혁신조치를 내놓아 어떻게든 당의 안정을 도모해야 한다. 정 원내대표 체제에서도 여전히 계파정치에 휘둘린다면 친박과 비박의 분당은 물론 새누리 간판도 내려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