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연기금의 매수세로 코스닥이 상승세를 타면서 중소형 정보기술(IT)업종이 ‘새해 수혜주’로 부각되고 있다. 내년 초 IT 부품 및 장비 관련 대기업의 수주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에 기대감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리포트를 통해 IT업종의 투자 비중 확대를 권고하며 주가 상승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실제로 코스닥 시장에서 IT종합지수는 최근 연말을 앞두고 7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나타냈다. 특히 같은 기간 반도체 지수와 IT부품지수는 각각 8.6%, 6.7% 상승해 코스닥의 최근 7거래일간 상승률(6.4%)을 뛰어넘었다.
이 같은 중소형 IT기업의 주가 상승은 최근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대기업을 중심으로 대규모 설비투자 소식이 전해진 덕분이다. 실제로 이달 중순 삼성전자가 평택 설비투자 소식을 전하면서 당일 삼성전자뿐 아니라 SK하이닉스에 수주하는 소재주 원익IPS(240810)·테스(095610)·주성엔지니어링(036930)·디엔에프(092070) 등의 주가가 전반적으로 반등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들은 삼성전자 평택 장비 수주가 빨라지면 4·4분기 반도체 장비기업의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상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애플이 차기 아이폰 모델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채택하고 삼성디스플레이가 OLED 모듈을 공급하는 것도 국내 관련 중소기업에 기회다. 교보증권 리서치센터 기업분석부 측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OLED 채택은 애플뿐 아니라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의) 트렌드”라며 “관련 기업의 실적은 최소 3년간 가파르게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년 초 예정된 CES·MWC 등 각종 글로벌 IT 전시회도 스마트폰과 가전제품 수요를 끌어올렸다. 시장은 내년 삼성전자가 폭발사고를 만회할 신제품을 내놓는 시점에 해당 기업의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바닥 수준으로 떨어진 국내 금리는 불안 요인이다. 금리가 오르면 상대적으로 부채비율이 높은 중소형주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다. 양해정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가 오르면 재무안정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중소형주, 코스닥 기업에 부담이 되고 수급 측면에서 신용에 대한 비용 부담도 늘어난다”며 “중소형주 투자는 금리가 안정되는 시점에 시작할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