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면세점 무한경쟁시대] 강북 수성 못한 HDC신라...SK '워커힐 부활' 꿈 깨져

고배에 아쉬운 기업들

관세청의 서울 시내 면세점에 대한 특허심사 결과 참여 대기업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국내 최대 면세업체인 롯데면세점은 특허심사 직전 불거진 특혜의혹 수사 파문을 딛고 잠실 월드타워점의 부활에 성공했다. 지난해 11월 월드타워점의 특허 갱신에 실패했던 롯데는 점포 문을 닫은 지 6개월 만에 부활에 성공, 글로벌 1위 업체로의 도약 행보에 힘을 싣게 됐다.

내년 봄 전면 개장을 앞둔 초고층 롯데월드타워도 핵심 콘텐츠인 면세점을 확보함으로써 ‘영업 흥행’에 청신호를 켰다. 특히 잠실점이 재개장하면 전체 면세점 연 매출이 6,000억원 이상 늘어날 수 있어 롯데면세점 운영업체인 호텔롯데의 상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2년 연속 업계 최대의 격전지 서울에서 면세 티켓을 거머쥔 신예 신세계백화점도 표정 관리에 한창이다. 특히 이번 면세전은 남매 간 지분교환으로 백화점과 이마트의 분리경영이 본격화된 지난 4월 이후 본격화돼 오빠인 정용진 부회장의 그늘에서 벗어나 책임경영에 나선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의 경영 행보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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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찌에서 1위로 반전을 이뤄낸 현대백화점그룹은 말 그대로 축제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정중동’의 정지선 회장의 승부수가 이번에도 통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7월 1차 특허전에서 탈락한 현대는 연말 2차전을 건너뛰고 1년간 절치부심, 굵직한 기존 면세업체들을 모두 제치고 종합 1위로 티켓을 손에 넣었다.

특허 획득에 실패한 HDC신라는 강남권으로 보폭을 넓힐 기회와 강북 매장 수성 모두에 제동이 걸리게 됐다. 신규 면세점이 모두 강남권에 세워질 경우 강남 면세 상권이 확대되며 관광객의 용산 유입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국내 2위 매장인 신라면세점 장충점도 주로 근거리 장충점을 찾아온 내국인 강남 고객들이 인근 신규 매장으로 이동할 수 있어 일부 타격이 예상된다.

올 초 최신원 회장이 부임한 이래 면세·호텔업의 본격 확장을 준비해온 SK네트웍스는 워커힐면세점 부활에 실패하며 면세사업 기회 자체를 잃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허 무산으로 SK네트웍스가 진행해온 ‘선택과 집중’을 통한 체질개선 작업에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김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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