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발언대] 한류의 추락, 더 물러설 곳이 없다

심재성 제이앤피인터내셔널 대표

심재성 제이앤피인터내셔널 대표,




회사 일보다 나라 걱정을 더 많이 하는 요즘이다. 매출의 95%가 수출인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최고경영자(CEO)로서 하루하루 현장에서 체감하는 우리나라의 경제 상황은 언론에서 보도하는 것보다 심각하다.

매일같이 만나는 수십명의 해외 바이어들과 수출 중소기업들은 내년의 경제상황이 지난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때보다 더 나빠질 것으로 예상한다. 사업과 직결되다 보니 한국을 바라보는 해외의 기사나 반응들을 가장 빨리 접한다는 점에서 우리의 우려는 결코 과장된 것이 아니다.


가장 큰 원인은 한국의 콘텐츠 산업이 이끌어온 ‘한류’가 꺼져가는 상황 자체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슈로 인한 불안한 안보상황과 부패 정부에서 비롯된 대통령 탄핵,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이슈와 중국의 내수기업 보호 정책으로 인한 한중 갈등 등이 최근 해외에서 바라보는 한국의 주요 이슈다. 해외 언론의 이러한 보도는 세계인들에게 조금씩 한국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만들고 있다. 외국인들의 한국에 대한 선호도가 떨어지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을 찾는 해외 관광객의 수도 계속해서 감소 추세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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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최근 문화체육관광부의 발표에 따르면 한국을 찾는 관광객들이 지난해에 비해 약 10%가 늘었다고 한다. 지난해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파동으로 인해 반 년 동안 외국인들이 한국을 거의 방문하지 않았는데 이러한 특수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경제에 문제가 없다는 취지의 발표였다. 명동이나 동대문의 중소상인 몇 명만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봤다면 결코 이렇게 다른 세계의 이야기를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국가의 이름은 하나의 브랜드와 같다. 브랜드 가치가 떨어지는 것은 한순간이지만 그 가치를 다시 높이려면 몇 배의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쉬운 예로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일본의 브랜드 이미지는 방사능이 됐고 지난 수년간 세계인들이 일본 제품을 기피해왔다.

이제 우리나라의 상황을 정확하게 직시해야 한다. 언론에서는 한국의 브랜드 추락에 관해 정확히 진단해야 하고 정계와 사회·기업·국민들은 문제의식을 가지고 대책을 논의해야 하는 때다. 지금도 늦은 감이 있지만 이대로 시간이 지나면 그때는 돌이킬 수 없을지도 모른다.

심재성 제이앤피인터내셔널 대표

백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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