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터를 한 번도 못 타봤지만 정말 위에서 밑으로 확 내려온 게 한두 번이 아니었던 한 해이기는 했어요. 수영도, 인생도 배운 것이 많습니다.”
박태환(27·인천시청)은 19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며 ‘롤러코스터를 탄 한 해였을 것 같다’는 한 기자의 얘기에 이같이 답했다.
지난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3관왕에 오르며 스타로 발돋움한 뒤 10년이 넘는 시간이 지났지만 최근 2년 그는 급격한 ‘롤러코스터’를 탔다. 수영 영웅으로 군림하다 금지약물 복용 적발로 밑바닥을 맛본 박태환은 올해 우여곡절 끝에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 참가했다. 하지만 자신이 출전한 모든 종목에서 예선 탈락이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박태환은 좌절하지 않고 한 발씩 재기의 계단을 밟아 올라갔다. 10월 전국체전에 인천 대표로 출전해 자유형 200·4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부활의 발판을 다졌고 11월에는 일본 도쿄에서 열린 아시아수영선수권대회에 출전해 자유형 100·200·400·1,500m를 모두 휩쓸었다. 그리고 이달 6일부터 캐나다 윈저에서 열린 쇼트코스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자유형 200·400·1,500m 우승을 차지했다.
박태환은 “올림픽 때는 부담이 컸다. 레이스에 집중하기는 했지만 마음과 몸이 모두 무거웠다”고 돌아본 뒤 “그 뒤로 마음을 편하게 가지려 했고 점차 자신감도 생겨 좋은 성적이 나올 수 있었다”면서 “마무리가 잘돼 마음 편하게 돌아온 것이 정말 행복하다”고 했다. 그는 “(훈련지인 호주에서) 운전도 혼자 하고 다녔는데 운전이 어려운 것은 아니지만 하나부터 열까지 혼자 해나가는 게 힘들다는 걸 느꼈다. 그래서 예전에 기업과 많은 사람이 도와줬을 때의 감사함이 새삼 느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족이 있어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박태환은 성적의 비결을 묻는 말에 “점차 자신감을 회복하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면서 “리우에서는 부담감이 많았는데 (특히) 성적이 부담됐다. 레이스에 집중했지만 몸과 마음이 무거웠다. 이후 마음을 편하게 가졌고 전국체전부터 (페이스가) 좋았다”고 설명했다.
올림픽 이후 10월 전국체전 2관왕을 시작으로 다관왕 행진을 벌인 박태환은 잠시 휴식하며 내년 7월 헝가리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 출전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그는 “안 좋은 일이 있었는데 안 좋은 성적을 냈으면 슬펐을 것 같다. 제 실력이 진실이었다는 것을 (증명해)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요즘 우리나라가 아주 힘든데 국민 여러분께 좋은 성적으로 좋은 소식을 들려 드릴 수 있어 감사하다”는 말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