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대차잔액이 올해 최저 수준으로 감소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차잔액 감소를 공매도 리스크 해소로 인식해 투자 심리가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대차잔액이 큰 폭으로 감소한 종목 중 외국인·기관이 사들이는 종목을 중심으로 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9일 KB투자증권에 따르면 11월 말 대비 12월 대차잔액 비중은 지난 2007년부터 10년 연속 감소했다. 이달에는 11월 말 대비 지난 16일 기준 0.73%포인트가량 대차잔액 비중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직전 해 12월 대비 1월 대차잔액 비중은 10년 연속 늘었다. 올해 1월에는 2015년 12월에 비해 대차잔액이 1.61%포인트 증가했다.
대차잔액은 투자자들이 주식을 빌린 후 아직 갚지 않은 물량이다. 국내 기업은 대개 12월 결산법인이다. 주식을 대여한 투자자는 연말에 배당금을 대여자에게 지급해야 할 의무가 있기 때문에 이에 따른 추가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서둘러 빌린 주식을 되갚는다. 또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때 주식이 필요한 만큼 주식을 빌려준 투자자도 상환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대차잔액이 반드시 공매도와 연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시장 참가자들은 대개 대차잔액 비중이 줄어들 때 공매도 리스크도 함께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한다. 때문에 대차잔액 감소는 주가 상승 기대감으로 연결된다. 특히 전문가들은 대차잔액 비중 감소폭이 큰 기업 중 외국인·기관의 매수세가 유입되는 종목이 1월 주가 상승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박스피 장세가 이어졌던 지난 4~5년간 12월 중순 이후 대차잔액 감소 폭이 큰 종목은 대개 기관·외국인 수급 개선과 함께 주가가 상승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IBK투자증권 집계에 따르면 코스피·코스닥 시장에서 지난달 말 대비 이달 16일 연기금·외국인 순매수 종목 중 대차잔액 비중 감소폭이 가장 큰 기업은 코스맥스(192820)(-6.31%p)다. 그 밖에 두산인프라코어(042670)·현대중공업(009540) 등도 대차잔액 청산 수혜가 기대된다. 김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내외 정치적 불확실성이 지속돼 이미 2,050선까지 상승한 코스피가 추가 강세 흐름을 보이기는 어려워 연말까지는 개별 종목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12월 들어 대차잔액 감소가 진행되고 연말까지 수급 개선이 기대되는 종목은 쇼트커버(매도한 주식을 다시 사는 환매수)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