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커 미디어 Gawker Media의 창립자 닉 덴턴 Nick Denton은 닷컴 열풍 당시 벌어들인 돈으로 기술업계의 거물급 비평가로 떠올랐다. 현재 투자자 피터 틸 Peter Thiel을 상대로 전면전을 벌이고 있는 덴턴은 파산에 직면해 있다. 그러나 실리콘밸리의 세금 고수들에게 한 수 배운 그가 최후의 미소를 지을지도 모른다.
닉 덴턴은 앞에 있는 배심원 6명을 바라보며 최악의 상황을 준비하고 있었다. 배심원들은 선택의 기로에 섰다: 영국인 창업자에서 뉴욕의 블로그 거물로 떠오른 덴턴의 손을 들어줄 것인지, 헐크 호건 Hulk Hogan으로 알려진 미국의 레슬링 아이콘 테리 볼레아 Terry Bollea의 편을 들어줄 것인지 결정을 해야 했다. 덴턴은 지난 몇 년간 할리우드 유명인사, 프로 운동선수, 실리콘밸리 기업인들의 신경을 건드리는 수많은 기사들을 통해 작지만 영향력 있는 회사 고커 미디어를 꾸려 왔다. 하지만 회사 이름과 같은 웹사이트 고커가 2012년 호건이 나오는 흐릿한 화질의 섹스 비디오를 게시했을 때, 이 자칭 ‘가십 상인’은 정도를 넘고 말았다. 호건은 페이팔 공동 창립자 피터 틸의 은밀한 조력을 받아 고향인 플로리다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틸은 기꺼이 수백만 달러를 투자할 용의를 가지고 있었다. 고커 미디어가 파헤친 인물들의 반격을 통해 덴턴을 업계에서 몰아낼 수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배심원 대표는 법정에서 ‘호건에게 1억 1,500만 달러를 지불하라’는 엄청난 평결을 내렸다. 배심원들은 그로부터 3일 후인 3월 21일 징벌적 손해 배상금으로 2,500만 달러를 추가했다(고커는 항소했다.) 총 금액은 고커 미디어와 덴턴이 파산에 이르게 할만한 액수였다. 한때 고커의 밸리왜그 Valleywag (*역주: 고커 미디어가 2006년 오픈한 가십 뉴스 웹사이트) 를 “실리콘 벨리의 알카에다”라고 묘사한 혁신주의자 틸은 이렇게 승리를 거뒀다. 한 억만장자 테크 기업가가 해당 업계에서 가장 집요한 비평가 중 한 명을 무너뜨리는 데 성공한 것이었다.
아니, 아마도 그런 것 같다. 포춘이 고커 미디어의 재무 상황을 취재한 결과, 덴턴은 타격을 입었지만 완전히 무너진 건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고커 웹사이트가 알파벳, 애플, 페이스북 같은 테크 거물들이 세금 부담을 덜기 위해 만들어낸 복잡한 묘안에 대해 맹비난했던 것처럼, 고커 미디어도 꽤 유사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 취재 결과, 덴턴은 자신이 비판했던 IT업계의 전형적인 모습과 큰 차이가 없었다. 고커의 약삭빠르지만 합법적인 전략이 덴턴과 틸의 전면전에서 여분의 자금을 바탕으로 결국 살아남게 해줄 것이란 사실이 드러났다.
덴턴은 2002년 뉴욕 시에서 고커 미디어를 설립했다. 그는 1990년대 후반 파이낸셜타임스에서 실리콘밸리를 취재하다가 회사를 그만두고, 닷컴 붕괴 이전 호황기 시절에 인터넷 벤처 회사를 창업했다. 그는 2005년 뉴스 포털 회사 모어오버 테크놀로지스 Moreover Technologies를 베리사인 VeriSign에 3,000만 달러에 매각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통해 웹 블로그의 초창기 모델을 탐구하는 필요한 자금을 확보했다. 그는 2002년 7월 전자기기를 주로 다루는 기즈모도 Gizmodo라는 고커 미디어의 첫 블로그를 시작했다. 고커닷컴 Gawker.com은 이듬해 출범, 미디어 업계의 가십을 다루기 시작했다.
덴턴은 초창기부터 고커 미디어를 IT 신생기업처럼 운영했다. 신속히 전진하면서 기존 룰을 깨려는 그의 정신은 ‘제품’에 그대로 적용됐다. 웹 사이트는 론칭과 폐쇄를 반복했다. 직원들을 아무렇게나 고용하고 해고하기도 했다. 고커 미디어는 독점 출판 시스템을 만들고 (또 다시 만들고) 난 후에는 다른 미디어 회사에게 라이선스를 주려고 했다. 고커 미디어의 편집인들은 극단적인 투명성을 보이기 위해 사내 메모를 정기적으로 공개했으며, 기사 하단에 달린 댓글을 통해 서로를-덴턴도 포함된다-공격했다. 고커 미디어는 한껏 과장된 사명감과 실리콘밸리의 전형인 노골적인 이기심을 장려했다. 힘있는 자들을 비난하는, ‘클릭 수를 높이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겠다’는 접근 방식을 취했다(덴턴은 이번 기사와 관련된 인터뷰를 거부했다).
고커의 전략으로 인해 회사는 종종 윤리적으로 의문스러운 영역-신뢰도보단 자극을 더 추구했다-에 들어가게 됐다. 퇴사한 한 직원은 보복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신상공개를 거부하면서, ‘일단 내고 보자’는 식의 뉴스룸 문화 때문에 민감한 사안을 다룬 기사에 대한 법적 검토를 하지 않는 분위기가 조장됐다고 폭로했다. 2015년 고커의 도덕성은 바닥에 떨어졌다. 콘데 나스트 Conde Nast *역주: 미국의 글로벌 미디어 기업 의 기혼 임원이 게이 매춘부와 밀회를 시도했다는 기사가 나온 때였다. 고커는 비난을 받고 다음 날 해당 기사를 내렸다.
고커의 기사들은 그 제목만 봐도 늘 급소를 가격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2014년 벨리왜그에 실린 기사는 유명한 페이스북 투자자 ‘션 파커 Sean Parker의 결혼식은 아주 엉망이었고, 그는 사과용 앱을 만들어야 한다’는 제목으로 그를 신랄하게 조롱했다. 트위터와 스퀘어의 최고경영자 ‘잭 도시 Jack Dorsey의 트윗을 10년간 읽었는데, 이번 트윗들이 최악이었다’는 제목이 올해 기즈모도의 헤드라인을 장식하기도 했다. 그 외에도 덴턴이 스스로 작성한 2013년 글 ‘왜 우리는 부자 괴짜들을 증오하는가’도 있었다.
덴턴이 테크 업계 거물들에게 퍼붓는 비난은 그가 해당 업계를 잘 알기 때문에 더욱 신랄하다. 그는 2007년 기고한 ‘부자를 위한 세제 우대’라는 글에서 “구글이 데이터 센터를 노스 캐롤라이나의 가난한 카운티에 설립하면서 우호적인 세제 혜택을 받았다”고 질타했다. 덴턴은 2010년 작성한 글에선 “스톡 옵션 부자인 임원급들의 세율은 임금 노예들(wage slaves)의 절반에 지나지 않는다는 걸 다시 한번 상기시킨다”며 실리콘밸리 임원들의 임금 구조를 “기괴하다”고 힐난하기도 했다.
하지만 고커 미디어는 이와 같은 전략들을 비난하면서도 그 중 일부는 차용했다. 해외로 회사 이익을 이전하는 건 미국의 법인세 납부를 유예하기 위해 우버와 애플 같은 IT 대기업들이 가장 흔하게 이용하는 수법이다. 고커는 이런 아이디어를 한 단계 더 발전시켰다. 자사 이익 중 가장 큰 몫에 대해 단순히 연방세 납부를 미루는 것에 그치지 않고 내야 할 세금을 전부 없애 버렸다.
고커 미디어는 14년 전 덴턴이 창업했을 때만해도, 다른 미국 중소기업들과 똑같이 연방세를 납부했다. 본사는 맨해튼 다운타운에 있었고, 직원들은 대부분 미국인이었다. 고커 미디어는 지금도 여전히 뉴욕 시에 사무실을 두고 활동하고 있는데, 부다페스트에도 지사를 갖고 있다. 그러나 이젠 미국, 헝가리에 있는 총 2개의 자회사를 거느린 지주회사로서 케이맨 제도에 본사를 두고 있다 (헝가리어를 구사할 수 있는 덴턴은 선조의 뿌리가 헝가리와 맞닿아 있다. 헝가리의 세제 정책은 기업에 상당히 호의적이다). 좀 더 명확히 구분하기 위해, 포춘은 미국과 헝가리, 케이맨 제도에서의 활동이 결합되어 있는 이 기업을 고커
글로벌 Gawker Global이라고 부르기로 한다. 고커 글로벌은 다양한 재정 관련 문건(미국 소득 신고서, 헝가리 공시자료, 법정 안팎에서 회사가 제출한 문건 등)에 비춰볼 때, 미 연방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세 가지 전략을 사용했다.
로열티가 가장 보편적인 수법에 해당한다. 이 회사의 해외 사업부가 미국 지사로 웹사이트 코딩이나 회사 상표권 등 지적 재산권에 대한 라이선스 비용을 청구하는 방식이다. 해당 기업은 이러한 수법으로 납세 대상이 되는 이익을 줄여 연방세 부담을 낮출 수 있다. 고커는 이 같은 메커니즘을 채택했다.
파산 신청서류에 따르면, 고커 글로벌은 그 외에도 ‘편집 서비스’, ‘콘텐츠 창작 서비스’ 같은 미국 자회사 업무의 일부를 헝가리 자회사에 외주를 줘 세금을 더 줄였다. 헝가리 자회사는 해당 서비스를 미국 자회사에 제공하고, 그 대가로 막대한 서비스 수수료를 챙겼다. 이 수수료는 미국 자회사의 비용으로 기록됐다.
마지막으로 고커 글로벌은 헐크 호건을 상대로 한 소송전에 드는 법적 비용이 증가하자, 미국 자회사가 헝가리 자회사에 지불하는 서비스 및 로열티 액수를 2013년 670만 달러에서 2014년 800만 달러로 올렸다. 그리고 헝가리 자회사는 곧바로 미국 자회사에 금리를 붙여 자금을 대출해주었다. 그 이자액은 고커 글로벌의 이익이 추가로 미국을 빠져나간다는 것을 의미했다.
다양한 금융 기록에 따르면, 고커 글로벌은 2010년에서 2015년까지 2억 달러 이상의 매출과 5,900만 달러가 넘는 이익을 올렸다. 그러나 회사 이익 중 20%만이 미국에서 과세 대상이었으며, 나머지 80%는 미국 국세청(IRS)의 손아귀를 빠져나갔다. 전체 80% 중 55%는 미국 자회사 이익이 헝가리 자회사로 우회된 금액이었고, 25%는 미국에 한 번도 들어온 적 없이 헝가리 자회사 것으로만 기록됐다. 해당 기간 고커의 연방세율은 34%였고, 헝가리 내 평균 세율은 5%였다. 고커 글로벌은 이 같은 전략을 활용해 이익의 29%를 지킬 수 있었다. 미국에서 제대로 신고했더라면 당연히 챙길 수 없는 돈이었다.
고커 미디어 사장 헤더 디트릭 Heather Dietrick은 자사의 이익 보유방식을 옹호하고 있다. 그녀는 “고커 미디어가 10여 명의 개발자들로 구성된 해외 기술 지사를 실제로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라이선스 지불은 합법적”이라고 설명했다.
한편으로 고커는 법인세 기피자를 포함한 부유한 권력층을 겨냥했다. ‘애플의 수십억 달러 세금 회피’, ‘에어비앤비, 세금 내고 법을 준수하고 입을 다물라’ 같은 헤드라인을 앞세워 떠들썩한 미디어 비평 사업을 키워나갔다.
고커 직원들도 이러한 위선을 꿰뚫어 보고 있었다. 과거 고커 미디어에서 근무했던 직원 한 명은 “회사가 세금을 안 내는 방법을 놓고 직원들 사이에서 자주 농담이 오고가곤 했다”고 증언했다(퇴사한 이 직원도 이번 기사 작성을 위해 연락한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보복의 두려움 때문에 익명을 요구했다).
다른 이들은 양면적인 태도를 보였다. 코이어 시샤 Choire Sicha는 2003~2004년 고커닷컴에서 편집인으로 근무했고, 회사 지분의 1% 미만을 보유하고 있다. 그는 고커 글로벌의 이익 보유 방식을 신생기업에 적합한 전략으로 이해했다. 그는 “고커는 동종 기업들이 거의 전무했던 시대부터 자립형 독립 미디어 회사였다”며 “규모가 더 큰 기업들로부터 (세금에 관한) 아이디어를 차용하는 건 상당히 합리적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덴턴을 “다정한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덴턴이 직원들에게 보너스 대신 주식을 제공했고, 사내 주주총회에선 직원들이 다른 기업 임원들에게 질문하듯 덴턴에게도 질문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는 것이다.
오언 토머스 Owen Thomas는 2007~2009년 밸리왜그에서 편집인으로 근무했고, 현재 고커 주식을 약간 보유하고 있다. 그 또한 덴턴을 옹호했다. 그는 “세금 전략 덕분에 언론 산업 전체가 심각한 재정위기에 빠졌을 때, 회사는 살아남을 수 있는 자원을 마련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토머스는 이어 “대부분의 출판업계가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의존하는 시대에서, 그런 전략은 스스로의 운명을 개척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했다”고 덧붙였다.
덴턴은 지난 5월 피터 틸에게 공개 서한을 보내 기업가로서 가진 금융 무기를 내려놓고, 호건 사건보다 ‘좀 더 건설적인 교류’를 하는 쪽을 택해줄 것을 요청했다.
덴턴은 서한에서 ‘만약 당신이 고커 미디어와 당신이 혐오하는 작가들, 나를 파산시키는 데 성공한다 해도, 그것이 어떤 의미로 다가갈지 한번 생각해보라’고 썼다. 그는 이어 ’세상은 이미 억만장자들의 무책임한 권력, 실리콘밸리의 부 축적, 기술이 언론에 미치는 영향력에 대해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달라진 것은 없었다. 지난 8월 플로리다 법원이 호건은 배상금을 받기 위해 항소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다는 판결을 내린 후, 덴턴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개인 파산을 선언했다(평결에 따르면, 고커 미디어는 1억 3,000만 달러를 지불해야 한다. 덴턴 스스로도 1,000만 달러를 물어야 하는데, 회사가 배상금을 지불할 수 없을 경우 곤경에 몰릴 처지이다). 1억 4,000만 달러를 배상하는데 쓸 수 자산 중에는 덴턴의 단색 소호 아파트도 있다. 이 곳은 맨해튼 언론계 엘리트들의 파티 장소로 오랫동안 쓰여온 장소다.
덴턴이 설령 고커 미디어의 저널리즘 스타일에 대해 일말의 후회가 있었다 해도, 그는 8월 뉴욕에서 열린 회사 고별 파티에서 그런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다. 덴턴은 레드 와인 잔을 움켜쥐고 다소 지친 기색으로 직원들을 칭찬했고, 고커가 개척한 ‘무엇이든 말하는’ 출판업계 문화를 추켜 세웠다. 그는 200명의 청중들-과거 회사에 몸담았던 직원들이 대부분이다-로부터 기립 박수를 받았다. 고커닷컴의 편집장 존 쿡 John Cook이 그 뒤를 이어 받아 비속어로 가득한 발언으로 ‘부유한 억만장자들’에게 욕설을 퍼부었다. 청중들은 동의의 표시로 함성을 질렀다.
하지만 틸은 그 부유한 억만장자들 중 한 사람으로 여전히 우위에 서있다. 그는 배심원들이 표현의 자유보다 사생활을 중시하는 플로리다 주 법정에 덴턴을 세워 ‘사법적 늪’에 재빨리 가둬버렸다(틸은 이에 대해 답변하기를 거부했다). 그는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이 투자자는 고커의 고별 파티가 있은 지 5일 후, 뉴욕타임스 논평에 ‘고커가 2007년 내가 동성애자임을 공개했다’는 글을 기고했다(기사 제목: “여러분, 피터 틸은 완전히 게이입니다” 글쓴이: 오언 토머스-그 역시 덴턴과 같은 게이다). 틸은 ‘재정적 지원을 통해 호건 사건에 기여할 수 있게 돼 자랑스럽다’며 ‘그가 최종 승리를 거둘 때까지 그를 지원할 것이고, 같은 상황에 처한 다른 이들도 기꺼이 도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누가 그 돈을 갖게 되는 걸까? 호건 측 변호사 데이비드 휴스턴 David Houston은 “덴턴이 법적 술수나 해외 현금 구조를 동원해 교묘히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볼레아가 받을 자격이 있다고 나온 판결 금액을 단 한 푼도 빠짐없이 받아낼 것”이라며 “거기에는 해외에 있거나 어떤 방식으로든 은닉됐거나 이관된 자금이 모두 포함될 것이다. 볼레아 사건의 판결에 따른 그의 이익을 보장하기 위해 합법적으로 필요한 모든 절차를 반드시 밟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쉽지만은 않을 듯하다. 우선 고커 미디어가 지난 8월 유니비전에 자산을 매각해 발생한 1억 3,500만 달러는 파산 법원의 관리 하에 들어간다. 실리콘밸리 뱅크 Silicon Valley Bank 등 담보 채권자들은 약 2,200만 달러를 지급받을 예정이다. 나머지 자금은 항소 결과가 나올 때까지 파산 법원이 관리하게 된다.
언론 전문 변호사 에드 클라리스 Ed Klaris는 이 사건 자체를 놓고 “나쁜 사실들이 악법을 만들었다(bad facts made bad law)”고 설명했다. 그래서 판결 원안이 뒤집히는 건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그는 “법원이 평결을 완전히 뒤집지 않더라도, 호건이 받기로 한 금액은 대폭 감액될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말했다.
게다가 다양한 금융 기록에 따르면, 고커 미디어는 가장 많은 이익을 올린 2013년부터 회사 자산을 보호하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회사는 헝가리 자회사 이익의 대부분을 주주들에게 대규모 배당했으며, 미 국세청에는 손실로 신고했다. 간단히 말해 고커 미디어는 판사가 호건에 유리한 판결을 내리기 한참 전에 이미 돼지 저금통을 비웠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고커의 파산(Chapter 11)에서 고려해야 할 다른 채권자들도 있다. 주주들이 여기에 포함되는데, 이들은 일반적인 파산절차에선 대개 한 푼도 건지지 못한다. 러시아 투자자 빅토르 벡셀베르그 Viktor Vekselberg가 그들 중 한 명이다. 파산신청 서류에 따르면, 그는 우선주 매입 대가로 지난 1월 케이맨에 있는 지주회사에 1,500만 달러의 담보 대출을 제공했다. 그는 8월에 있을 고커의 자산 매각 후에 아마도 투자금을 회수할 것이다.
파산 서류에 따르면, 그 외 고커 미디어의 주요 주주는 덴턴(보통주의 53%)과 전체 지분의 28%을 소유하게 된 그린마운트 크릭 Greenmount Creek이라는 영국 지주 회사가 전부이다. 이 업체는 덴턴과 친분이 있는 세금 변호사가 2013년 설립했다. 현재는 덴턴의 여동생 레베카 덴턴 Rebecca Denton이 수탁자로 있는 덴턴 가족 신탁에 의해 관리되고 있다.
그릭마운트 크릭은 덴턴이 최종 승리로 향하는 열쇠를 쥐고 있을 수도 있다. 이 지주회사는 15년 내에 세금 없는 1,280만 달러의 무보증 채권을 상환할 의무가 있다. 이와 같은 구조는 자산 보호, 소유권 은닉, 기간 만료 시 채무 상환을 위해 설계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누구에게 상환하는 것일까? 그건 약간의 수수께끼와 같다. 이 미스터리에는 수백만 달러의 해외 현금, 대담한 신생기업, 자신만의 원칙을 고수하는 백만장자 창립자가 있다. 이는 달리 보면 덴턴이 폭로하길 좋아하는 일종의 시나리오와 정확히 일치한다.
포춘은 해당 채권에 관한 이야기와 연방세 회피에 대한 덴턴의 입장을 듣기 위해 그에게 연락을취했다. 그러나 그는 정중하게 트위터 쪽지를 보내 ‘나는 정말 해당 내용을 얘기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다. 디트릭에게 연락하라’ 는 입장을 전달해 왔다.
모든 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 남성도 정작 자신에 대해선 말하지 않는 무언가가 있다는 게 포춘의 결론이다.
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By Jeff John Rober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