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마비된 손 재활 돕는 의료기 美서 신뢰성 확보...내년부터 본격 공략"

반호영 네오펙트 대표

'IT+게임'에 무게 가벼워

휴대 편해 어디서든 사용

美 재활병원 RIC와 계약

독일 현지 법인도 설립

반호영 네오펙트 대표반호영 네오펙트 대표


스마트 헬스케어 벤처 네오펙트의 지난 1년은 상당히 고무적이었다. 대표 제품은 인공지능(AI) 등 정보기술(IT)과 게임 콘텐츠를 융합해 뇌졸중 등으로 손이 마비된 환자의 재활을 돕는 웨어러블 의료기기 ‘라파엘 스마트 글러브’다. 지난 2015년 미국 법인 설립 1년 만에 애리조나 주의 배너 헬스 병원, 뉴욕의 몬테피오르 메디컬 센터, 위스콘신 주립대 병원 등 미국 유수의 병원에 납품을 성사시켰다. 특히 이달 초 미국 시카고에 위치한 세계적인 재활병원 RIC에 납품 계약을 맺고 미 재향군인부(DVA)로부터 퇴역군인의 재활치료용품 승인을 받은 것이 획기적인 성과였다. 세계 최대 전자전시회 ‘CES 2017’의 혁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22일 만난 반호영(사진) 네오펙트 대표는 “RIC와 미 전역 150여개의 병원 네트워크를 구축한 미 재향군인부는 모두 엄격한 사전 심사 과정을 거치는 것으로 유명하다”며 “이 같은 제품 공신력을 바탕으로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11월에는 유럽 의료의 중심인 독일에도 현지 법인을 세웠고 1년 정도 공을 들이면 유럽에서도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눈에 띄는 매출 증가보다 더 기쁜 것은 헬스케어의 본고장 미국에서 신뢰성을 확보했다는 점이다. 반 대표는 “한 미국 개인 고객이 마침내 손이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사실에 눈물을 흘렸다는 감사의 편지를 보낸 적이 있다”며 “제품 성공에 대한 확신이 비로소 생겼다”며 웃었다.

한 미국인이 뇌졸중 등으로 손이 마비된 환자의 재활을 돕는 스마트 헬스케어 벤처 네오펙트의 웨어러블 의료기기 ‘라파엘 스마트 글러브’를 시연해 보고 있다./사진제공=네오펙트한 미국인이 뇌졸중 등으로 손이 마비된 환자의 재활을 돕는 스마트 헬스케어 벤처 네오펙트의 웨어러블 의료기기 ‘라파엘 스마트 글러브’를 시연해 보고 있다./사진제공=네오펙트


2010년 창업 이후 힘든 순간들도 있었다. 대부분 바이오·헬스케어 스타트업 기업이 그렇듯 연구개발(R&D)에 매달리던 초반 2년은 매출이 ‘제로’에 가까웠다. 2012년 2억원의 첫 투자를 받은 후부터는 조금씩 숨통이 트였다. 다시 2년 후인 2014년에야 ‘라파엘 스마트 글러브’가 세상에 나왔다. 이후로는 모든 일이 일사천리로 풀렸다. 국립재활원을 시작으로 국내 주요 병원들과의 계약이 이어졌다.


반 대표는 성공의 이유를 제품 경쟁력에서 찾았다. 그는 “글로벌 시장에 비슷한 제품들이 있지만 라파엘 글러브는 135g으로 가장 가볍다”며 “휴대가 편리해 언제 어디서든 재활 훈련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다채로운 게임으로 훈련을 재미있게 받을 수 있도록 했고 훈련한 데이터를 지속 측정해 가장 적합한 게임을 추천하는 빅데이터 기반의 알고리즘도 구축했다. 그는 “환자들이 병원은 물론 집에서도 재활 치료를 지속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궁극적인 콘셉트”라며 “훈련 데이터를 한곳에 모아 의료진이 관찰할 수 있도록 한 솔루션도 내년 상반기부터 해외에서 제공된다”고 말했다. 국내의 경우 원격진료 불가 등의 문제로 병원과 개인 훈련이 각각 분리된 형태로만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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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대표의 목표는 향후 2년 내 10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모으는 것이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P)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매년 약 80만명의 뇌졸중 환자가 발생하고 우리나라에서도 연간 10만명의 신규 환자가 나온다. 목표를 달성한다면 매출이 현재 연간 10억원대 수준에 월 100억원으로 수십배 이상으로 뛰어오리라 기대한다. 반 대표는 “제품 만족도가 높고 가격도 합리적인 만큼 남은 관문은 라파엘 장점을 어떻게 잘 알리느냐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김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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