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가 배치될 경북 성주의 롯데 성주 스카이힐골프장이 올해 말로 영업을 종료한다.
국방부와 롯데 측은 이번 주중 성주골프장 및 이 땅과 교환할 경기도 남양주 군용지에 대한 감정평가 작업을 마무리한 뒤 내년 설 전에 부지 교환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여기까지 진행되면 사드배치는 되돌리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부 당국자는 26일 “성주골프장이 이달 말로 영업을 마무리하고 군에 부지를 넘기기 위한 준비에 들어갈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성주골프장은 내년 1월부터 한 달간 동계휴장에 들어갈 예정으로, 2월 이후 예약은 받지 않고 있다. 이 당국자는 “부지 교환을 위한 감정평가 작업도 이번 주중 마무리된다”며 “다음 달 27일 시작되는 설 연휴 전까지는 교환 계약이 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방부와 롯데 측은 지난달 16일 성주골프장과 남양주 군유지를 교환한다는 방침을 발표한 뒤 각각 별도로 두 땅에 대한 감정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양측의 감정평가 결과가 10% 이내로 차이 나면 그 값의 평균으로 교환가격을 확정하고, 10% 이상 차이 나면 감정평가위원회의 조정 과정을 거쳐 가격이 확정된다.
올해 기준으로 성주골프장(148만㎡)의 재무제표상 장부가격은 850억 원이고 공시지가는 450억 원이며, 남양주 군용지(20만㎡)의 공시지가는 1,400억 원이다. 국방부는 남양주 군용지중 성주골프장의 감정평가 금액에 해당하는 가치만큼만 분할해 롯데 측에 넘길 계획이다.
국방부는 성주골프장 부지를 확보한 이후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에 따라 미군 측에 부지를 공여할 예정이다. 국방부 당국자는 “성주골프장 전체가 아닌 사드포대 운용에 필요한 만큼의 부지만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군에 제공하고 남은 부지는 군(軍) 골프장으로 활용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지만, 이 당국자는 “그럴 가능성은 적다”고 밝혔다.
한미 양국은 최순실 사태로 인한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에도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사드는 계획대로 내년 중 배치한다는 생각이다.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군사령관은 지난달 4일 “사드배치를 8∼10개월 안에 완료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이르면 내년 6월 말에는 사드가 배치될 수 있다는 의미다.
국방부는 정치적 혼란에 따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대한 신속하게 배치 절차를 진행해 내년 5월까지는 완료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성주골프장에는 미국 텍사스주 포트 블리스에서 운용 중인 사드 4개 포대 중 1개 포대가 이동 배치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등 야권에서는 사드 배치에 대한 판단을 다음 정부로 미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북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차질없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권홍우기자 hongw@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