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연말 결산 앞두고 코스닥 최대주주 변경 급증..."투자 주의"

이달들어 변경 공시 전달보다 2배 ↑

자금난에 경영권 넘기는 사례 많아

체질 개선 없으면 주가 급락 가능성



연말 결산을 앞두고 최대주주가 바뀌는 코스닥 기업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극심한 경기침체와 증시 부진으로 자금난에 허덕이는 기업들이 경영권을 넘기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대주주 변경은 자금 유입과 신규사업 확대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에 호재로 작용하기도 하지만 근본적인 체질개선이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재무구조가 악화돼 주가가 요동치는 경우도 적지 않아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4분기(7~9월) 코스닥 기업의 최대주주 변경 공시 건수는 5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6건)에 비해 40% 넘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4·4분기 들어서도 이러한 증가세는 계속 이어지면서 전날 기준 올 하반기에 최대주주가 바뀐 코스닥 기업은 100건에 달하고 있다.

코스닥 기업들의 최대주주 변경 사례는 연말 결산을 앞두고 더욱 빠르게 늘고 있다. 이달 들어서만 전날까지 최대주주 변경 공시 건수는 벌써 26건으로 지난달(13건)의 두 배에 달하고 있다. 이달 초 종합 엔터테인먼트 회사 판타지오(032800)와 보광산업(225530) 등을 시작으로 전날에는 소리바다(053110)와 아리온(058220)이 잇따라 최대주주 변경 공시를 했다. 보통 증시 폐장을 코앞에 두고 최대주주 변경 공시가 쏟아지는 것을 감안하면 최종 수치는 이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닥시장의 침체와 실적 악화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경영권을 내다 파는 기업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통상 최대주주 변경은 단기적으로는 주가에 호재로 작용한다. 최대주주가 바뀌면 자금 유입과 더불어 신규사업이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돼 주가가 오르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대주주 변경 공시를 한 기업들의 주가상승률은 시장 평균수익률을 웃돌았다. 코스닥 완구업체 손오공(066910)도 최대주주가 세계 최대 완구기업 마텔로 변경됐다는 공시 직후인 지난 19일 주가가 10% 가까이 뛰어오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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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실적 악화로 경영권이 넘어가는 기업들이 적지 않은 만큼 최대주주 변경 이후에도 근본적인 체질개선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주가가 다시 급락할 수 있어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금융감독원이 2013년부터 2015년까지 3년간 최대주주가 변경된 상장사 394곳을 조사한 결과 절반이 넘는 202곳(51.3%)이 상장폐지나 관리종목 지정, 당기순손실, 자본잠식률 50% 이상 발생, 횡령·배임 사건에 휘말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연말 결산 회계감사를 앞두고 최대주주가 바뀌는 경우 부실기업이 적지 않아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2월 결산법인의 경우 회계감사를 통해 이듬해 3~4월께 재무제표상 부실이 드러나면 매각 시 기업가치가 크게 떨어지기 때문에 서둘러 경영권을 넘기는 일이 종종 벌어진다.

잦은 대주주 교체는 주가에 오히려 독이 되기도 한다. 세미콘라이트(214310)의 경우 상장 1년 만인 지난 6월 최대주주 변경을 통해 2만원까지 올랐던 주가가 이후 추가로 두 차례나 주인이 바뀌면서 현재 9,000원대로 반 토막 났다. 이종우 센터장은 “최대주주 변경 공시를 호재로 받아들이기 전에 실적을 비롯한 기업 펀더멘털(기초체력)과 새로운 최대주주의 자금 조달 능력 등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대주주의 지분율이 낮으면서 주인이 자주 바뀌는 기업은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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