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필자를 증권업계의 대표적인 낙관론자라고 한다. 아니다. 어려움 속에서 희망과 가능성을 보고 싶어하는 긍정론자다. 경제는 시간의 흐름과 함께 발전하고 성장한다. 경제성장률은 인구증가율과 생산성 증가율의 함수다. 세계 평균 인구증가율이 약 1.5%고 생산성 증가율이 2%임을 감안하면 연평균 3.5% 정도가 적정수치다. 만약 이 정도 성장률을 이뤄내지 못한다면 다음 해에는 밀린 성장률까지 포함해 힘을 낼 것이다. 한 해의 결과가 부진했다면 그 다음 해의 회복 속도가 가팔라진다는 의미다. 주식시장은 경제성장을 반영한다. 경제와 주식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을 예상하는 것이 그렇지 않은 것보다 극히 상식적이지 않은가. 그리고 그런 흐름을 만드는 주인공은 사람들이다.
개인적으로 버블의 반전 스토리를 좋아한다. 파국의 상황을 획기적 발전의 계기로 바꾸는 것이 버블의 본질이다. 네덜란드의 튤립 버블은 나라 전체를 위기로 몰아간 광기 어린 투기를 보여준 가장 유명한 사례다. 그러나 그 후 세계 최대의 화훼산업을 일궈내고 후손들은 그 덕분에 풍요로운 삶을 사는 이야기는 한 편의 인생역전 드라마다. 지난 1920년대 미국 플로리다의 부동산 투기, 현장에 가보지도 않은 사람들까지 맹그로브 습지를 고가에 매수했고 이후 부동산 가격 폭락으로 수많은 피해자가 양산됐으나 지금 플로리다는 미국 최고의 휴양지다.
또한 흥미로운 사실은 세계 힘의 판도가 바뀌는 역사가 있기 전 최악의 위기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미국은 주요1개국(G1)이 되기 전 1929년 미증유의 대공황을 경험한다. 1990년대 말 한국과 미국이 일본을 제치고 세계 정보기술(IT) 중심으로 부상하기 전 IT 관련 주가가 대폭락하는 닷컴버블을 겪는다.
골프장에 가면 클럽하우스에서 바라보는 페어웨이는 너무 평온하고 경치 또한 아름답다. 중간에 자리 잡은 호수와 폭포는 한 폭의 그림이다. 그러나 막상 클럽을 들고 현장에 나가보면 내 볼은 디보트에 올라가 있는데다가 평평하게 보였던 페어웨이는 울퉁불퉁, 스탠스를 취하기도 쉽지 않다. 더욱이 내가 공을 보내야 하는 방향에는 호수 해저드가 가로막고 있다.
국가·회사·개인이 가는 길에는 예상치 못했던 장애물이 자주 출현한다. 갑자기 나타난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면 우리는 그것을 걸림돌이라 부른다. 그러나 그 돌을 딛고 더 힘을 내서 힘차게 도약하면 우리는 그 장애물을 고마운 디딤돌이라 부른다. 부정적인 점만 보는 사람은 부정적인 세계에서 살아가는 것이다. 긍정의 힘을 믿는 사람들은 불편함마저도 능력을 베스트로 발휘하는 계기로 바꾸는 가능성의 세계에서 살아가는 것이다. 디보트 위의 볼, 불편한 스탠스, 주눅 들게 하는 해저드 이 모든 것들이 베스트 샷을 만드는 집중력의 원천인 것이다.
사면초가 위기의 대한민국, 2017년 정유년 돌부리에 걸려 넘어질 것인가 아니면 디딤돌 삼아 힘차게 뛰어오를 것인가. 그것은 우리의 선택이다.
서명석 유안타증권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