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핵·미사일로 폭주한 김정은 5년

북한 관영매체들이 29일 일제히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핵·미사일 개발 업적을 부각시키는 기사를 게재했다. 김정은이 2011년 군 최고사령관 추대로 사실상 3대 세습을 완성한 5주년(30일)을 하루 앞두고 이들 매체는 그동안의 최대 성과로 ‘핵 노선 강화’를 꼽았다. 노동신문은 지난 5년간 핵·미사일 행보를 되짚으며 핵 노선을 김 위원장의 ‘결단’으로 평가했고 조선중앙통신은 ‘세계 평화 수호’를 위한 핵 개발과 이에 따른 추가 도발을 예고했다.


그러나 지난 5년간은 세계사에서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김정은 독재권력의 폭주 과정이었다.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이 펴낸 ‘김정은 5년’ 백서에 따르면 지난 5년간 북한 권부에서 총살·숙청된 인원이 340명에 달했다. 3대 세습의 ‘정당성’ 자체가 권력 중심에서 무너지고 있다는 것을 상징한다. 백서는 이와 함께 29회의 핵 실험과 미사일 발사에 3억달러, 김씨 일족 동상 건립 등 460여개의 우상물 제작에 1억8,000만달러를 쏟아부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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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되는 것은 이 같은 폭주가 최근 더욱 노골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영철 인민무력부장 처형 이후 한때 주춤하던 간부 처형이 태영호 공사의 망명 이후인 올 들어서만도 140여명에 달했으며 이와 함께 일반주민의 처형도 급증하고 있다. 여기다 핵 개발과 함께 추진한 경제개혁 개방 노선도 정책추진의 논리적 허구성에다 유엔의 대북 제재 국면에서 점차 한계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핵 개발과 우상화를 위한 막대한 재정부담과 대규모 주민동원으로 체제 균열이 가속화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북한 김정은 정권의 폭주는 다른 한편에서는 체제 불안정성이 그만큼 확대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실제 북한 체제 붕괴(레짐체인지)가 임박했다는 징후가 여러 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북 체제 붕괴에 대한 우리 사회 전반의 준비와 대비태세를 점검해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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