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동안 야금야금 모은 영화 평점이 2억6,000만개나 됩니다. 롱테일(개별적으로는 위력이 없지만 한데 뭉치면 큰 힘을 발휘한다는 뜻) 서비스로 넷플릭스에 맞서겠습니다.”
박태훈(사진) 프로그램스 대표는 최근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2011년 설립된 프로그램스는 왓챠(영화 추천 서비스)와 왓챠플레이(월정액 영화 VOD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왓챠에서 확보한 평점 자료를 OTT(인터넷 기반으로 콘텐츠를 제공하는 플랫폼)인 왓챠플레이에 적용한다.
박 대표는 “넷플릭스가 오리지널(자체 제작) 콘텐츠 확보에 주력하면서 정작 강점이었던 추천 서비스에는 소홀해졌다”며 “추천 서비스에 매달리면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데이터 분석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안드로이드 앱(애플리케이션) 기준 왓챠플레이 이용자 수는 9만8,906명으로 넷플릭스(8만3,172명)보다 앞선다. 박 대표는 “2013년부터 왓챠가 보유한 평점 규모는 네이버나 CJ의 30배 수준”이라며 “영화광인 20~30대 고객을 중심으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4명의 머신러닝(기계학습) 전문가들이 맞춤형 서비스를 담당한다. 박 대표는 “이들은 컴퓨터공학과 석·박사 통합 과정을 거치고 딥러닝 등을 공부해 국제 학회 논문을 8~9개나 쓴 전문가”라고 소개했다.
프로그램스는 카카오 투자사인 케이큐브벤처스로부터 8억 원의 투자를 받는 등 누적투자액 100억원을 앞두고 있다. 투자금은 해외 사업과 추천 서비스 확대 등에 활용한다. 프로그램스는 지난해 9월 일본에서 왓챠 앱(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해 현지 데이터 수집 중이다. 박 대표는 “일본은 한국과 비교해 유료 콘텐츠 시장이 발달돼 있고 개인화 추천 수요도 높다”며 “일본 투자를 늘리고 하반기에는 영어 버전의 왓챠 서비스도 내놓겠다”고 말했다. 이어 “수개월 내 도서 추천 서비스도 선뵐 것”이라며 “제휴를 통해 공연·음악 등으로 무대를 넓혀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플랫폼(유통 채널) 확대에도 나선다. 박 대표는 “최근 크롬캐스트 서비스를 시작했다”며 “삼성전자·LG전자의 스마트TV에서도 왓챠플레이를 즐길 수 있도록 막바지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