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올윈에서 마케터로 근무하고 있는 박현우(26)씨는 지난해 말 경기 침체로 문화 상품 소비가 줄면서 마케팅 활동에 상당히 애를 먹었다. 그래도 김 씨는 배운 게 많았다고 한다. 스타트업에서 일하다 보니 업무의 폭과 권한 등이 넓어 힘들긴 해도 그만큼 얻는 것도 많았다는 것. 올해는 능동적으로 일하는 습관을 기르고 업무에 대한 공부를 심도 있게 하기로 마음 먹었다. 김 씨는 “스타트업에서 일하면서 먹고 사는 게 팍팍하다는 걸 체감하고 있다”면서도 “우선은 눈 앞에 주어진 일상과 목표에 충실하면서 한 단계씩 차근차근 밟아나가겠다”고 말했다.
중소업계 종사자들도 2일 새해 첫 출근을 하면서 감회가 새롭다.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젊은 직원들, 해외 진출을 꿈꾸는 30대 사장님도, 사업 다변화로 매출 확대를 노리는 40대 벤처기업가도, 50대 베테랑 중소기업 대표도 그리고 내수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60대 소상공인도 올해만큼은 반드시 ‘목표를 이루겠다’는 각오로 새해를 맞고 있다.
온라인 의류 쇼핑몰을 운영한 지 8년차에 접어드는 남상욱(38) 인스타일핏 대표의 올해 목표는 중국 패션시장에서 인지도와 실적을 모두 올리는 것이다. 2013년부터 중국에서 쇼핑몰의 인기 차츰 높아지면서 중국 오픈마켓에서도 상당한 성과를 올렸다. 특히 올해는 중국 상하이에 들어설 대형 멀티숍에도 입점이 추진되고 있어 더욱 기대감이 크다. 남 대표는 “중국에서는 왕홍(중국 SNS 스타) 경제가 활성화되고 있는 가운데 새롭게 입점할 매장은 왕홍 마케팅에 특화할 수 있도록 꾸려진다”며 “‘K스타일’이라는 한국 패션의 높은 경쟁력을 중국에 선보이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1995년에 설립돼 우리 나라 벤처 역사와 궤를 같이 하고 있는 인텍플러스의 포부도 남다르다. 이상윤(49) 인텍플러스 대표는 기존 주력 사업이던 반도체 외관 장비 사업에 이어 자동차 등 다른 분야의 검사 장비까지 사업을 다변화하는 데 결실을 맺을 수 있는 해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 대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반도체 경기가 살아났고 올해는 더 좋을 것으로 예상돼 매출이 더 늘었으면 한다”면서 “특히 올해는 검사 장비를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분야의 사업이 본격적으로 결실을 맺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30년 넘게 부산녹산산업단지에서 자동차 부품 사업을 해오고 있는 박평재(59) 경일금속 대표에게 지난해는 죽을 맛이었다. 현대자동차 노사 갈등이 장기화한데다 부산 지역 경기 자체가 가라앉았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그래도 웃음을 잃지 않았다. 그는 “지난해에는 자동차 관련 업종은 노사분규가 3개월 이상 지속되는 바람에 매출도 많이 떨어지고 정치적으로도 혼란스러워 너무 힘들었다”면서 “올해는 더 어렵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부산도 크게 위축되고 있지만 어쩌겠나.(하하하) 이때까지 해온 것처럼 열심히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9월 청탁금지법(김영란법) 시행 이후로 직격탄을 맞은 화훼업계는 새해를 결연한 마음가짐으로 맞고 있다. 화훼업계는 국민들이 김영란법의 오해를 풀고 ‘직무 연관성이 있으면 5만원 이하, 관련이 없으면 5만원 이상의 꽃 선물도 가능하다’는 것을 인지하길 간절히 바랐다. 대구에서 화원을 운영하고 있는 문상섭(61) 송죽화원 대표는 “지난해 말 서울 양재동 화훼 공판장의 경매 건수가 30% 가까이 줄었는데 일선 꽃집들이 체감하는 매출 감소율은 50~60%에 육박한다”면서도 “직무 연관성이 없으면 5만원 이상의 꽃 선물을 해도 된다는 국민권익위의 해석이 국민들에게 널리 홍보돼 지난해의 아픔이 말끔히 잊혀졌으면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