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세지감이다. 지난 2011년 필자가 바이오 사업을 시작하기 위해 처음 찾은 인천 송도는 그야말로 황무지였다. 파도만이 철썩이던 인천 앞바다만 있을 뿐이었다.
5년이 지난 지금은 전 세계 바이오제약 산업의 중심지로 거듭나고 있다. 오는 2020년이면 송도국제도시는 삼성과 셀트리온·동아쏘시오홀딩스 같은 국내 바이오 기업들의 투자에 힘입어 총 51만ℓ의 바이오의약품 생산능력을 갖춘 세계적 바이오클러스터로 성장하게 된다. 특히 바이오의약품위탁생산(CMO) 분야에서는 명실상부한 세계 1위 도시가 된다. 황무지가 글로벌 바이오제약 허브로 바뀌는 모습을 보면서 감탄을 금할 수 없다.
이뿐이 아니다. 최근 들어서는 독일의 머크그룹과 제너럴일렉트릭(GE) 헬스케어 등 유수의 글로벌 바이오 기업도 송도에 둥지를 틀고 있다. 이들을 비롯한 크고 작은 기업들의 송도 투자도 줄줄이 예정돼 있다. 그야말로 송도의 기적이다.
이 같은 바이오제약 산업의 고속성장 배경에는 자동차와 반도체·휴대폰 등 한국의 경제 성장을 이끌어온 주력 산업의 명맥을 이을 수 있는 신성장 동력 산업을 발굴하기 위한 국가적 열망이 컸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에 지방자치단체인 인천광역시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의 숨은 노력도 뒷받침됐다고 본다.
‘바이오대로’가 대표적인 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는 ‘DNA Way’라는 이름이 붙은 도로가 있다. 여기에는 샌프란시스코가 바이오산업의 발상지라는 자부심이 그대로 담겨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해 7월 송도국제도시 ‘첨단대로’의 이름이 ‘바이오대로’로 바뀌었고 12월에는 송도 4교의 명칭이 ‘바이오산업교’로 교체됐다.
지난 5년간 인천시와 우리 기업들이 이뤄낸 성과를 돌아보면 송도 바이오클러스터의 성공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커진다. 이제 새롭게 다가오는 2017년은 송도가 글로벌 바이오클러스터로 우뚝 서는 원년이 되기를 소망한다. 나아가 지금처럼 좋은 성과를 내왔듯 바이오제약산업이 한국 경제의 성장을 이끌 수 있는 신성장동력 산업으로 자리 잡고, 국가 기간산업으로 거듭날 수 있기를 바라본다.
박창식 삼성바이오로직스 기획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