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의 인기 애니메이션 영화 ‘밤비’를 그린 애니메이션 작가 타이러스 웡(사진)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세상을 떠났다. 향년 106세.
1일 AFP통신과 영국 BBC 방송 등에 따르면 1910년 중국 광둥 성에서 태어난 웡은 어린 시절 아버지와 함께 미국에 이민을 왔다. 그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오티스 예술대학을 장학생으로 다녔으며 1938년 디즈니에 입사해 수백장의 미키마우스 스캐치를 그리는 동화가(inbetweener) 즉 만화의 중간 동작을 그리는 작가로 일했다.
웡은 디즈니가 ‘밤비’를 제작한다는 소식을 듣고 숲 속 사슴 그림 여러 장을 그려왔다. 제작자 월트 디즈니의 주목을 받은 이 스케치는 ‘밤비’ 영화의 바탕이 됐다. 당시 월트 디즈니는 웡이 숲처럼 보이지는 않아도 숲 느낌이 나는 정교한 삽화를 그리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고 알려졌다.
웡은 1941년까지 디즈니에서 일하고서 워너브라더스로 이직해 1968년 은퇴할 때까지 26년간 콘셉트·스토리 작가를 지냈다. 부업으로 홀마크 축하 카드를 디자인하기도 했다. 은퇴 후엔 수백개의 대나무 연을 만드는 등 예술가로서 주목을 받았으며, 그의 일생에 대한 다큐멘터리가 제작되기도 했다.
웡의 사망 당일 디즈니는 성명을 내고 “타이러스가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에서 일한 기간은 3년에 불과하지만, 그가 ‘밤비’의 예술적 구성에 미친 영향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며 그를 추모했다.
‘밤비’는 월트 디즈니 프로덕션에서 제작한 5번째 장편 애니메이션 영화로 1923년 발표된 F.잘텐(Felix Salten)의 동물 소설인 ‘밤비-숲 속의 삶’을 원작으로 한다.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영화 중 거의 유일하게 스토리의 재구성 없이 원작을 그대로 살린 작품으로 아기사슴 밤비가 자라서 숲의 왕자가 되는 이야기를 담았다. 숲의 풍경과 동물들의 동작을 사실적으로 그려내고 자연의 생태를 충실히 반영한 제작 기법으로 주목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