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한중일+아세안, 통화 방어막 강화

美금리인상에 외환 불안

"독자적 사용 통화스와프

720억→960억弗로 확충"

5월 ADB총회서 합의할듯

한국·중국·일본과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이 각국 합의를 거쳐 독자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통화 스와프 규모를 현재의 720억달러(약 87조원)에서 960억달러 규모로 늘릴 방침이라고 3일 니혼게이자신문이 보도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신흥국 통화가치가 급락할 가능성에 대비해 역내 통화방어 시스템을 강화하자는 취지다.

보도에 따르면 한중일 3국과 아세안 국가들은 오는 5월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리는 아시아개발은행(ADB) 총회 및 한중일·아세안 재무장관회의에서 ‘치앙마이 이니셔티브 다자화체제(CMIM)’의 일환으로 설정한 통화 스와프 확충에 합의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0년 창설된 CMIM은 1997년 아시아 통화위기와 같은 금융위기를 방지하기 위해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과는 별도로 총 2,400억달러 규모로 조성된 치앙마이 이니셔티브 기금에서 아시아 국가들끼리 달러화를 융통할 수 있도록 한 역내 금융위기 예방 시스템이다. 다만 2,400억달러 가운데 각국 합의만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금액은 30%에 해당하는 720억달러로 나머지는 IMF의 금융지원이 이뤄진 후에만 융통할 수 있다. 아세안 국가들은 IMF의 지원 결정에 일정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들어 위기 때 신속하게 달러화를 조달할 수 있도록 각국 합의만으로 융통할 자금을 확충해야 한다고 주장해왔으나 한중일은 자금고갈 우려 때문에 이에 반대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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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난해 12월 연준의 금리 인상을 전후해 일부 국가의 통화가치가 급락하는 등 외환시장에 심상치 않은 기류가 감지되자 최근 열린 실무자 협의에서 각국 합의에 의한 융통 비중을 30%에서 40%로 확충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혔다고 신문은 전했다.

한국은 현재 CMIM에 384억달러를 출자해 위기 때 이 금액만큼 빌릴 수 있지만 30%인 약 115억달러만 IMF 협의 없이 지원받을 수 있다. 최종 합의가 되면 40%인 154억달러까지 각국 협의만으로 받는 길이 열리는 것이다. 다만 중국은 아세안 내 영향력 확대를 위해 다자간 협력보다는 양국 간의 통화협력을 중시하는 입장이어서 CMIM 통화 스와프 확대에 반발할 가능성도 있다.

/신경립기자, 세종=이태규기자 klsin@sedaily.com

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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