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새해 벽두부터 신차를 내놓고 지난해 빼앗긴 내수시장을 되찾기 위한 반격의 시동을 걸었다. 기아자동차의 신형 모닝이 스타트를 끊은 데 이어 1·4분기 중 상품성이 크게 개선된 현대자동차 ‘쏘나타’ 부분변경 모델이 바통을 이어받는다. 지난해 글로벌 판매량이 3년 만에 800만대 밑으로 떨어진 현대·기아차는 올해 10종의 신차를 내놓고 역대 최대인 825만대 판매목표에 도전한다.
기아자동차는 4일 경기 화성 남양연구소에서 오는 17일 출시 예정인 ‘올 뉴 모닝’의 미디어 프리뷰 행사를 열어 내외장 디자인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이날부터 사전계약에 돌입한 신형 모닝으로 기아차는 지난해 한국GM ‘스파크’에 내준 국내 경차 시장 판매 1위를 탈환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역대급 가성비 갖춘 신형 모닝으로 경차 1위 재탈환=2004년 처음 출시된 모닝은 2008년부터 2015년까지 국내 경차 시장 1위를 놓치지 않은 대표적인 볼륨 모델이다. 2009~2011년에는 3년 연속 10만대가 넘게 팔렸다. 하지만 지난해 모델 노후화로 7만5,133대 판매에 그쳐 9년 만에 한국GM ‘스파크’에 1위를 내줬다.
2011년 2세대 모델 출시 이후 6년 만에 새롭게 선보이는 3세대 완전변경 모델인 올 뉴 모닝은 디자인과 안전성, 연비 효율 등에서 상품성이 크게 개선됐다. 무엇보다 경차의 단점으로 지적되는 안전성 문제 해결을 위해 초고장력 강판을 기존 22% 대비 2배인 44%로 적용해 충돌 안전성을 높였다. 신규 플랫폼 적용으로 기존 대비 15㎜ 늘어난 2,400㎜의 휠베이스를 구현해 실내공간도 한층 넓어졌다. 복합연비도 리터당 15.4㎞로 준수하다.
올 뉴 모닝은 최고급 프레스티지 트림과 레이디 트림을 신설해 총 5개 트림으로 운영된다. 가격은 1,075만~1,420만원선에 책정될 예정이다. 뛰어난 연비 효율과 가격 경쟁력을 갖춘 만큼 기아차는 올 뉴 모닝이 올해 국내 시장에서 10만대 이상 팔리기를 내심 기대하고 있다. 기아차 관계자는 “가격 대비 성능이 역대급인 올 뉴 모닝으로 국내 경차 1위를 되찾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신차 10종 출시…신규 시장 개척으로 판매목표 달성=현대·기아차가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788만대를 팔아 당초 목표였던 813만대는 물론 800만대에도 못 미쳤던 것은 신흥시장의 부진 탓이 크지만 내수시장에서 고전한 것도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내수판매가 7.8%나 감소한 현대차는 세단과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모두 판매가 줄었다. 막판 신형 그랜저가 분전했지만 최고 인기 차종인 ‘쏘나타’가 노후화된데다 SUV 라인업이 3종으로 단출했기 때문이다.
이에 현대차는 1·4분기 중 쏘나타의 부분변경 모델을 내놓고 중형세단 시장에서 실지 회복에 나선다. 보통 부분변경 모델은 연비 등 상품성을 소폭 개선하는 수준에 그치지만 이번 모델은 현대차의 새로운 라디에이터 그릴에 캐스케이딩 그릴을 적용하는 등 이례적으로 디자인을 확 바꿔서 출시한다.
현대차는 최대 약점으로 꼽히는 SUV 라인업도 보강한다. 중형(투싼·싼타페), 대형(맥스크루즈) 차급만 있는 현대차는 지난해 SUV 판매량이 전년 대비 12.5%나 줄었다. 이에 비어 있는 차급인 소형 SUV를 이르면 상반기 중에 내놓는다.
제네시스의 세 번째 차종인 중형 럭셔리세단 ‘G70’을 내놓고 고급차 시장 공략도 강화할 방침이다. 기아차는 신형 모닝에 이어 8일(현지시간) 개막하는 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 프리미엄 스포츠 세단 ‘CK(K8)’를 선보인다. 이 밖에 현대·기아차는 아이오닉과 니로의 플러그드인하이브리드를 출시하는 등 친환경차 라인업도 확대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10종 이상의 신차를 출시하고 중남미·아세안 지역 등 신규 시장을 적극 개척해 올해 825만대 판매목표를 달성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