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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강퉁 시행 한달...中 선전을 가다] 外人 안보이는 선전증시...그래도 기업체력은 탄탄

초반 굴욕적 성적표 냈지만

"미래 1등기업에 투자하는 곳"

‘2조4,200억위안(약 440조원)’ 지난해 상하이증시와 선전증시에서 사라진 시가총액이다. 2017년 우리나라 정부 예산(407조원)이 중국증시에서 증발되며 투자자들을 실망시켰다.

5일 시행 1개월을 맞은 선강퉁(선전증시와 홍콩증시 교차거래)도 초반 흥행에서는 참패했다. ‘대륙의 굴욕’이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중국 자본시장 개방의 끝판으로 불렸던 선강퉁이 시작된 지난해 12월 둘째 주 선구퉁(홍콩에서 선전으로의 투자)을 통해 순유입된 자금은 89억위안(약 1조5,500억원)이다. 후구퉁(홍콩에서 상하이로의 투자) 11억위안까지 합치면 97억위안이 중국증시로 유입됐다. 하지만 이후 선구퉁으로의 자금유입은 급격히 감소했다. 셋째 주 50억위안으로 줄어든 선구퉁 자금유입은 넷째 주 14억위안, 다섯째 주에는 10억위안으로 감소했다. 특히 넷째 주부터는 후구퉁에서 46억위안, 13억위안이 순유출되며 자본유출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중국 금융당국을 바짝 긴장시켰다.


선강퉁 1개월 성적표가 실망스럽지 않으냐는 질문에 류푸중 선전증권거래소 국제부 이사는 “거래대금과 거래량은 시장이 결정하는 것”이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이어 “선강퉁이 순조롭게 개통됐고, 투자가 이뤄지는 것이 목표였고 그 목표는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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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23일 찾은 선전증권거래소는 인터넷 기업 러에코의 자회사 러시인터넷정보의 매매거래 정지 해제를 두고 한창 시끄러웠다. 모회사가 전기 자율주행차 생산에 뛰어든 후 자금난에 허덕여 매매거래가 정지된 지 불과 한 달도 안 돼 러에코는 100억위안(약 1조7,400억원)의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그것도 익명의 투자자에게. 선뜻 이해가 되지 않지만 440조원을 까먹고 변동성에 휘청거릴지언정 중국 투자자에게 선전증시는 여전히 수익이 기대되는 시장이다. 류 이사는 “혁신기업 성장 과정에서 변동성은 필수적”이라며 “특히 중국 경제가 에너지·노동력 위주의 시장에서 과학기술 경제로 변하는 과정은 변동성을 동반하고 이러한 변동성은 수익창출의 기반”이라고 말했다.

중국 현지 전문가들은 선강퉁 시장을 장기투자로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친페이징 중신증권 수석연구원은 “현재의 1등이 아니라 미래에 1등을 할 종목에 투자해야 한다”며 “선전시장이 바로 그곳”이라고 강조했다.

증권시장의 상징인 황소와 함께 두 마리 용과 봉황을 거래소의 상징물로 다시 만든 선전증권거래소는 올해를 중국 자본시장 개방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류 이사는 “선전증시 상장기업의 40% 이상이 매년 이익성장을 하고 1,848개 상장기업 중 1,278개 기업이 배당을 통해 270억달러(약 33조922억원)를 투자자들에게 돌려줬다”며 “기업 펀더멘털이 선전증시의 저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려하는 신뢰성 문제와 관련해서도 빅데이터 감찰 시스템을 통해 비정상거래를 적발해 조치한다고 소개했다. /선전·홍콩=김현수기자 hskim@sedaily.com

김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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