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4개국 순방에 나서는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경유지인 미국을 사실상 ‘공식 방문’하는 수준의 계획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의 회동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5일 둥썬신문 등 대만 현지언론에 따르면 대만 총통부는 차이 총통의 온두라스·니카라과·과테말라·엘살바도르 등 중남미 국가 방문 계획을 전날 공개했다. 7~15일까지의 일정 중에는 미국 휴스턴과 샌프란시스코를 각각 7일과 13일에 경유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차이 총통은 경유지에서 교민들을 만나 만찬 행사를 열고 미국에 위치한 대만 정보기술(IT) 기업을 시찰할 예정이다.
차이 총통은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미국 경유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으며 트럼프 당선인도 지난해 12월 31일 차이 총통과의 회견 여부에 대해 “지켜보자”며 짧게 언급했다.
대만 총통부는 “(차이 총통과 트럼프의 회동) 계획은 없다”고 잘라 말했지만 일각에서는 차이 총통이 미국 경유지에서 트럼프 당선인의 측근과 회동하거나 전화통화를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특히 이번 순방 수행단에 집권 민진당 소속 입법위원들이 대거 포함돼 있어 이들이 차이 총통을 대신해 미국 측과 접촉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