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국 불안으로 장기간 표류했던 과학기술계 기관장 인선 작업이 본궤도에 올랐다. 이번에는 외부 출신의 ‘낙하산’보다는 주로 내부 출신자들 중심으로 인선 구도가 잡히고 있다.
5일 관계당국에 따르면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강성모 총장의 후임자를 선출하기 위해 이달중 임시이사회를 열기로 했다. 현재 차기 총장 후보는 내부 인사 출신의 3명으로 압축된 상태다. 이들 후보는 지난달 후보선임위원회가 추천한 경종민(63)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 신성철(64) 물리학과 교수, 이용훈(61)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다. 이들 중 인선이 마무리되면 12년만의 내부 출신 총장 탄생 기록이 세워지게 된다.
현재 공석인 한국표준과학연구원장도 이달중 결정될 예정인데 후보자 3인이 모두 내부 출신 인사다. 이들은 김진석·남승훈 책임연구원, 박상열 부원장이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는 1월중 이사회를 열고 이들 후보중 원장을 낙점하게 된다. 전임 원장이던 권동일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는 지난해 6월 표준연 수장으로 선임됐다가 보유 주식 관련 논란을 사 4개월만에 물러났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현재 신임 원장을 공모중인데 11명의 지원자중 9명이 내부 출신 인사로 집계됐다. 과기연은 이들중 3명을 후보로 추천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지난달 선임된 이성일(사진) 신임 한국생산기술연구원장은 본원 설립 후 27년만에 처음 탄생한 내부자 출신 수장이어서 주목 받기도 했다.
이 같은 내부자 출신 인선 흐름은 최근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등으로 인해 청와대나 정치권이 공공기관 인선에 입김을 넣을 여유가 없기 때문에 생긴 일시적 현상으로 풀이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