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얼굴도 못봤던 조선업계...연초엔 모인다

12일 부산 APEC서 신년인사회

박대영 삼성重 사장 등 150명 참석

“인력 감축하랴 자산 매각하랴 지난해에는 분위기가 하도 안 좋아서 웃을 일이 정말 없었는데, 연초에는 얼굴 한 번씩 보면서 서로 격려라도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조선해양플랜트협회는 지난 2004년부터 해를 거르지 않고 매년 9월 개최해 온 조선해양의 날 행사를 지난해에는 개최하지 않았다. ‘업계 분위기가 안 좋으니 행사를 진행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쪽으로 업계 의견이 모아 졌기 때문이다.

협회는 상근 부회장직도 없앴다.

지난해 극심한 수주 부진 탓에 업계 최대 행사인 ‘조선해양의 날’ 행사조차 개최하지 못했던 조선업계가 오는 12일 부산 해운대구 누리마루 APEC하우스에서 신년 인사회를 연다.


이날 신년 인사회에는 협회장을 맡고 있는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을 비롯해 조선해양 업계와 기자재 업계 관계자, 정부 관계자 등 15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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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신년 인사회에서는 지난해 조선해양의 날 행사 때 수여할 계획이었지만 행사가 취소되는 바람에 수여하지 못했던 정부 포상 등 국가 유공자 포상도 있을 예정이다.

올해 신년 인사회는 예년 규모를 유지하는 수준에서 치러질 예정이지만, 참석자 수는 줄어들고 분위기는 그 어느 때보다 무거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수주량이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조선사와 연관 기자재 업체 곳곳에서 파산과 법정관리(기업회생 절차) 소식이 들려왔다. 실제 법정관리에 들어간 STX조선해양이 협회에서 자진 탈퇴했고 STX조선에 기자재를 납품하던 협력 업체들도 줄줄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올해는 유가 회복과 선복 과잉 해소 등의 영향으로 신조 선박 발주 시장 분위기가 다소 개선될 것이라고는 하지만 전반적인 업계 상황이 급격하게 반전될 것을 기대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일단은 살고 보자’는 식의 절박함이 업계 전반에 퍼져있다”면서 “수주를 얼마 만큼 달성하겠다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생존 자체가 경영 목표가 돼버렸다”고 씁쓸해 했다.

한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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