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생명과학의 기원을 찾아서>생명과학서 중요한 족적 남긴 논문 에세이로 펴내

■강석기 지음, MID 펴냄



“청소년들은 스포츠, 여행, 음악, 외국어 같은 풍요로운 환경에 노출돼야 한다.”


청소년 뇌발달 연구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는 미국립정신건강연구소의 제이 기드 박사가 ‘청소년 뇌 발달 추적 MRI 연구(1999년)’라는 논문에서 내린 결론이다. 뇌과학 연구가 내린 결론 치고는 너무 상식적인 얘기로 보인다. 그러나 책이 소개한 기드의 논문을 훑어 본다면, 이러한 상식적인 결론이 어떻게 도출됐는지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12살이 되면 뇌 부피 성장이 끝나지만, 뇌의 내적 성장은 이보다 훨씬 오래 걸리고 청소년기의 뇌 발달이 균일하게 일어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MRI 등의 과학적 데이터로 알기 쉽게 설명해주기 때문이다. 또 청소년기의 뇌 발달이 어떤 경로를 따라 이뤄졌는가에 따라 그 사람의 나머지 삶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고 한 사람의 이성이 이 시점에서 형성된다는 점들을 들어서 학교폭력, 왕따 등의 교육 현장의 이슈를 짚는다.

관련기사



책은 이처럼 생명과학에서 중요한 족적을 남긴 28편의 오리지널 논문을 바탕으로 그 논문의 성과와 그에 얽힌 비화, 그리고 연구자의 치열한 고뇌와 개인적 고민을 28편의 에세이로 담았다. ‘현대 생명과학의 탄생’, ‘유전자 사냥’, ‘진화의 진화’, ‘생리학의 재발견’, ‘발생의 미학’, ‘떠오르는 신경과학’, ‘상식의 벽을 넘다’ 등 7개 파트는 각각 현대 생명과학을 생물학과 구분 짓는 발견들을 토대로 삼았다. 노화도 자연의 선택일 뿐이라는 요지의 ‘조지 윌리엄스의 자연선택 담은 노화진화론’, ‘헨리 폴즈의 지문에 대한 연구’ 등 자연과학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파트가 있는가 하면 RNA, 플라스미드 등 어려운 과학 용어들이 즐비한 파트도 있다. 무엇보다 확실한 이 책의 미덕은 어려운 과학 용어가 난무할지라도 천천히 읽는다면 이해에 전혀 문제가 없을 만큼 쉽게 쓰려는 저자의 노력이 담겼다는 점이다. 저자는 교육과학기술부와 미래창조과학부로부터 5년 연속 우수과학도서로 선정된 ‘강석기의 과학카페’ 시리즈를 펴낸 강석기다. 1만5,000원

연승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