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어닝 서프라이즈’를 낸 삼성전자의 상승세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시장이 주목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업황의 호조에 힘입어 지난해 4·4분기 깜짝 실적에 이어 올해도 좋은 실적이 예상됨에 따라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우며 주가 200만원 시대를 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를 필두로 증시 전반의 기업실적도 올라가며 6년째 이어지고 있는 코스피지수의 박스피 상단(2,070) 돌파라는 희망도 조심스레 커지는 모습이다.
코스피지수는 6일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의 깜짝 실적 덕분에 전일 대비 7.17포인트(0.35%) 오른 2,049.12에 마감했다. 장중 한때 2,050선을 터치하며 단기 박스권 상단인 2,050선의 돌파를 시도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지난해 4·4분기 영업이익이 9조2,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증권가 추정치의 컨센서스인 8조2,948억원을 크게 웃돈다. 덕분에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1.80%(3만2,000원) 오른 181만원에 마감하며 180만원선을 하루 만에 회복했다. 특히 외국인은 453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실적 호조가 반도체 업황 덕분으로 풀이되면서 같은 반도체 업체인 SK하이닉스(000660)도 기관투자가들이 사들이며 2.24%(1,050원) 오른 4만8,000원에 마감했다.
주요 증권사들은 이미 삼성전자 주가를 200만원대로 보고 있다. 이미 상당수 증권사들은 삼성전자를 SK하이닉스와 더불어 반도체 및 전자업종 최선호주로 제시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이날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210만원에서 235만원으로, 하이투자증권은 215만원에서 22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도현우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주가수익비율(PER)과 주가순자산비율(PBR)은 각각 9.4배, 1.3배로 과거 평균이나 글로벌 경쟁사와 비교하면 저평가돼 있다”며 주가의 추가 상승을 예상했다. 여기에 다음달께 시작될 것으로 보이는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은 유통 주식 수를 크게 줄여 주가를 더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적정보유현금 규모인 65조~70조원을 제외하고 나머지를 주주들에게 돌려줄 방침을 밝힌 만큼 올해도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이 실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이투자증권은 4조원 배당 후 2016년 잔여재원 1조5,000억~4조원과 2015년 잔여재원 8,000억원을 합한 2조3,000억~4조8,000억원 수준의 자사주 매입 소각이 올 1·4분기 실시될 것으로 추정했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이 4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한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을 45조원으로 예상하며 “2·4분기 이후 D램 메모리반도체 가격의 단기적 조정 가능성이 있지만 모바일 부문의 실적이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 1·4분기 실적 전망과 관련해 “메모리반도체 가격의 강세가 계속되고 있어 전 분기보다 소폭이나마 좋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의 유가증권시장 내 시가총액 비중이 22.76%에 달하기 때문에 주가 상승은 지수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노근창 센터장은 “코스피지수가 최대 2,200선까지도 바라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특히 삼성전자를 필두로 한 4·4분기 기업실적이 예상보다 좋을 것으로 보이는 점이 고무적이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4·4분기 실적은 시간이 지날수록 추정치가 하향되는 게 일반적이나 이번에는 점점 올라가고 있어 시장 전망을 웃도는 실적을 내는 기업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번 실적 시즌이 시장 회복의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