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법원, 명절 특수로 허리 다친 집배원…‘업무상 재해’

명절 특수로 늘어난 업무를 처리하다 허리를 다친 우체국 집배원에게 업무상 재해로 인정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 1단독 이규훈 판사는 경남 지역 한 우체국 집배원 A씨가 공무원연금공단을 상대로 낸 ‘공무상요양불승인처분취소’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고 8일 밝혔다.


A씨는 추석 기간인 지난 2015년 9월 택배를 배달하려 짐을 어깨에 올리던 중 어깨에서 ‘뚝’하는 소리와 함께 심한 통증을 느꼈다.

하지만 추석 기간이라 진료를 받지 못한 A씨는 4일 뒤에야 처음 병원을 갔고, 다시 일주일 이후 지난 뒤 허리 염좌와 긴장, 추간판탈출증(허리디스크), 오른쪽 어깨 관절 부분 낭종(물혹) 진단을 받았다.


A씨는 공무상 요양을 승인해달라고 신청했지만 공무원연금공단은 “허리디스크와 어깨 관절 부분 물혹 부분이 업무와 인과관계가 없다”며 불승인 결정을 했다. 이에 불복한 A씨는 공단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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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판사는 “추석 기간 중 배달 우편물이 급격하게 늘어 A씨의 업무량과 업무 시간도 동반 상승했는데, 이는 허리 부위에 부담을 가중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A씨가 극심한 통증을 느꼈음에도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한 채 허리 부위에 부담이 되는 작업을 반복적으로 수행해 병세가 더욱 악화됐다”고 판단했다.

실제 A씨의 평소 초과근무 시간은 1개월에 40~54시간이었지만 추석 기간이 포함된 9월에는 총 62시간에 달했고, 특히 9월 14~25일에는 우편물 증가로 퇴근 시간이 10시를 넘어서기도 했다.

한편 재판부는 “오른쪽 어깨 관절 낭종은 업무로 인해 발병했거나 상태가 나빠졌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며 이 부분에 대한 요양 불승인 처분은 그대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노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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