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글로벌마켓 인사이드] 불확실성 시대...안개 걷히는 '신흥국 럭키 7'에 주목하라

■ 유망 투자처로 떠오르는 신흥국 7곳은

러시아·브라질, 유가 상승세 타고 경제회복 전망

원자재 수출국 칠레·印尼는 '트럼프 효과' 기대

'대통령 하야 초읽기' 남아공 정치불안 해소 호재

멕시코 페소화 가치 회복...인도 금리인하 힘실려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미국 금리 인상 기조로 인한 자본유출 조짐과 보호무역주의 확산에 따른 수출 둔화 우려 등으로 새해 신흥국 시장은 전반적으로 강한 불확실성에 휩싸여있다. 하지만 정치적 리스크가 해소되고 경제 펀더멘털이 지난해보다 개선되면서 유망 투자처로 떠오른 신흥국들도 분명히 존재한다. 최근 블룸버그통신은 주요 투자은행(IB)들의 분석을 종합해 러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멕시코, 브라질, 칠레, 인도, 인도네시아 등 7개국을 올해 투자를 고려해볼 만한 신흥국으로 선정했다.

블룸버그가 투자 1순위로 꼽은 신흥국은 러시아다. 러시아 루블화는 오는 20일 러시아에 우호적인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면 미국의 대러 제재가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 속에 지난해 신흥국 통화가치의 부진 속에서도 달러 대비 가치가 올랐으며, 올해도 이런 분위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투자은행 UBS는 올해 루블 캐리트레이드 수익률이 26%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캐리트레이드란 금리가 낮은 나라에서 자금을 빌려 높은 수익률이 예상되는 다른 나라의 자산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더구나 러시아는 대표적인 산유국인 만큼 석유수출국기구(OECD) 회원국들과 비회원국 11개국이 맺은 감산 합의로 인한 유가 상승의 수혜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남미 산유국인 브라질 경제도 유가 상승세를 타고 마이너스 성장률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크다. 프라이빗뱅킹(PB) 전문업체인 안드방크의 카를로스 그리벨 채권팀장은 국영 석유기업인 페트로브라스의 회사채와 브라질 국책은행 방코도브라질의 코코본드(조건부자본증권) 등을 유망한 투자처로 추천했다. 코코본드는 금융회사의 재무건전성 부실이 발생하면 주식으로 바뀌거나 원금을 갚지 않아도 되는 채권으로, 투자자들이 리스크를 떠안는 만큼 시장 금리보다 높은 금리를 제공한다.

중남미에서는 멕시코의 페소화도 주목할만한 투자대상으로 꼽혔다. 현재 멕시코 페소화 가치는 지난 4일 달러당 21.54페소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국경장벽 설치를 약속하고 기업 공장 이전 제재에 나서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에 대한 우려 탓이다. 하지만 오는 20일 ‘트럼프 시대’가 열린 이후 멕시코를 겨냥한 공약의 이행 강도는 예상보다 한 단계 수그러들면서, 멕시코 페소화 가치도 다시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에버리 파트너스의 엔리케 다이아즈-앨버레즈 최고위기관리책임자(CRO) 등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추진하는 ‘1조 달러 인프라 투자’를 등에 업고 구리 등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칠레 증시에 대한 전망도 밝다고 JP모건체이스, 모건스탠리, BTG팩추얼 등 주요 IB들은 밝혔다. 특히 내년에 대선에서 보수우파 야당인 칠레 바모스(Chile Vamos)의 승리가 예상되면서 친기업 정책으로 전환이 예상되는 것도 증시에는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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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시아에서는 같은 이유로 인도네시아의 주가 상승이 예상된다. 인도네시아 증시 벤치마크인 자카르타종합지수에 상장된 기업 중 상당수는 광산업체다. 미국발 원자재 수요 급증으로 올해 석탄과 니켈 가격이 오른다면 광산업체들은 큰 수혜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시행된 화폐개혁의 역풍을 맞고 있는 인도의 위기도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500루피, 1,000루피 등 고액권 구권 유통을 중지하면서 위축된 소비를 되살리기 위해 인도중앙은행(RBI)이 기준 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RBI가 금리를 인상한다면 기존에 인도 채권을 보유했던 투자자들은 상당한 수익을 거둘 수 있다.

이 밖에 대통령 하야가 초읽기에 들어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주식 및 채권도 정치 불안요인이 사라지면 상승세를 탈 수 있을 전망이다. 제이콥 주마 대통령은 인도계 재벌인 굽타 일가를 ‘비선 실세’로 두고 국정을 농단하도록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으며, 국민들과 야당으로부터 퇴진 요구를 받고 있다.

연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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