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운용사, 유통·소비 중소형주 '팔고' 실적 좋은 IT부품주 '사고'

■운용사 5%이상 지분 보유 변동 공시 살펴보니

전체 35건 중 21건 매도

중국 관련주도 지분 축소

고평가 논란 바이오주 매수



주요 자산운용사들이 지난해 4·4분기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며 중소형주를 대거 매물로 내놓았다. 특히 자산운용사들은 정보기술(IT) 실적주 가운데에서도 신규 매출이 발생한 종목은 사들인 반면 소비재와 중국 관련주에 대해서는 보유 지분을 축소했다. 지난해 4·4분기 9조2,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삼성전자의 반도체 투자 증가와 갤럭시 S8 출시를 앞두고 IT 부품주에 운용사들도 관심을 높이고 있는 것이다. 또 지난해 고평가 논란에 고전을 면치 못한 제약·바이오주의 재평가도 이뤄지고 있다. 아울러 국민연금 등 연기금의 중소형주 포트폴리오 편입에 앞서 운용사들의 선취매 전략도 엿보인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6일까지 자산운용사들의 5% 이상 지분 보유 변동공시를 조사한 결과 전체 35건의 보고 가운데 21건이 매도로 나타났다. 14건의 매수에는 물적 분할에 따른 주식 입고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매입 등이 포함돼 실제 장내매수는 9건에 불과했다.

자산운용사들은 주로 유통·소비 관련 중소형주를 매도했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은 온라인 전자제품 가격비교 사이트인 다나와를 코스닥시장에서 4·4분기 동안 39만9,141주 매도하며 지분율을 7.91%에서 1.86%로 대폭 줄였다. 한국밸류운용은 다나와의 주가가 1만2,000원대이던 10월부터 주식을 일부 추가로 사들인 후 12월16일 1만3,815원에 39만주를 모두 팔았다. 가치주 투자를 내세우는 한국밸류운용이 8.3%의 수익률에 대량 매물을 쏟아낸 셈이다. 신영자산운용도 석회제조·판매업체인 백광소재를 10월부터 팔기 시작해 지분율을 10.14%에서 7.43%로 줄였고 삼성생명은 대원미디어 주식을 5.22%에서 2.70%로 줄였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10월 말~11월 초 대원미디어를 1만1,297~1만2,780원 사이에서 추가로 사들였지만 대원미디어의 영업적자가 이어지자 11월부터 평균 9,500원대에 장내매도하며 손실을 보면서도 지분을 축소했다.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은 하나투어 지분을 7.55%에서 5.78%로 줄였다.


자산운용사의 지분 매도 중 주목되는 매매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증권 매도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미래에셋증권 지분을 5.01%에서 4.99%로 0.02%포인트 줄였다. 상장지수펀드(ETF)의 설정·환매 등으로 지분 변동은 크지 않지만 세부 내역을 살펴보면 11월 미래에셋대우와의 합병을 앞둔 상황에서 미래에셋자산운용 내 일부 펀드들은 미래에셋증권을 장내에서 매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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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반해 지난해 4·4분기와 올 들어 자산운용사들이 대량 매수한 종목에는 IT 부품주와 바이오주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글로벌 가치투자로 유명한 라자드코리아자산운용은 특수전원장치와 전자유도가열장치 등을 제조하는 다원시스를 장내에서 1월2~6일 사이 133만주(5.54%) 사들였다. 다원시스는 플라즈마를 이용해 전동차용 전원장치를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 말 1만2,150원까지 내렸던 주가는 라자드의 매수세 등에 힘입어 1만3,000원선을 회복했다. 한국밸류운용이 사들인 에이티젠도 자산운용사 집중 매수 종목으로 주목된다. 에이티젠은 진단의료기 업체로 암 진단 장비 수출로 올해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 한국밸류운용은 지난해 11월28일 3만1,309원부터 시작해 매입 단가를 3만5,732원까지 높이면서 27만598주를 사들여 지분율을 5.01%에서 7.46%로 높였다. 한국밸류운용은 제약·바이오주 가운데 환인제약의 지분도 5%에서 6.13%로 늘렸다.

장외매수에서는 KTB자산운용이 디에이테크놀로지 BW를 매수한 것이 눈에 띈다. 전극 필름 자동교체장비 특허를 보유한 디에이테크놀로지는 기술력에서 높은 점수를 받으며 코스닥 소형주임에도 외국인이 꾸준히 사들이고 있다. KTB자산운용은 취득가격 1만4,351원에 69만6,815주(10.34%)의 BW를 사들였다.

박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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