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5대 모터쇼이자 올해 세계 자동차 시장의 흐름을 확인할 수 있는 북미국제오토쇼(NAIAS)가 8일(현지시간) 미국 디트로이트 코보센터에서 막을 올린다. 올해 디트로이트 모터쇼는 지난해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주요 업체들이 주력 제품을 선보이고 절치부심을 다짐하는 자리가 될 예정이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친환경차 정책 중단 등으로 친환경차는 눈에 띄게 줄었다.
올해 디트로이트 모터쇼에는 40여개 차종이 출시되고 750종의 차량이 전시된다. 예년보다 월드 프리미어(세계 최초 공개) 차종이 많이 줄었다. 앞서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쇼 ‘CES 2017’에서 미래차로 불리는 커넥티드카를 미리 전시한 것도 영향을 줬다.
올해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는 명성에 상처를 입은 업체들의 반전이 예고됐다.
도요타와 BMW가 대표적이다. 도요타는 지난 2015년까지 4년 연속 세계 판매 1위를 이어왔다. 하지만 지난해 판매량은 폭스바겐에 왕좌를 내줬다. 폭스바겐이 디젤 게이트 여파로 판매에 어려움을 겪은 점을 고려하면 도요타 입장에서는 자존심이 많이 구겨졌다. 미국 등 북미 시장에서 고전한 것이 원인이었다. 도요타는 이번 모터쇼에서 중형세단 캠리 10세대 모델을 선보인다. 2002년 북미 시장에 처음 공개한 후 북미 중형 시장에서 베스트셀링 모델에 오르는 등 선풍적 인기를 끈 모델이다. 도요타의 판매 1위 회복을 위한 원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BMW는 지난해 글로벌 프리미엄 자동차 시장에서 2005년 이후 12년 만에 벤츠에 글로벌 판매 1위 자리를 내줬다. 디터 체체 회장이 이끄는 벤츠는 ‘최고가 아니면 아무것도 아니다’를 외치며 신형 E클래스에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라인업으로 펼친 파상공세를 막지 못했다. BMW의 반전카드는 신형 5시리즈(7세대)다. 6세대까지 전 세계 790만대가 판매된 차다. 7년 만에 완전변경 모델이다. 차체는 더 커졌지만 무게는 100㎏ 감량화에 성공했다. 커넥티드카 기술은 물론 BMW의 진정한 프리미엄을 느낄 수 있도록 제작됐다는 평가다.
국내 업체 중에서는 기아차의 첫 후륜 스포츠 세단 ‘CK(프로젝트명)’가 시선을 끈다. 기아차는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승용 기준으로 형제 회사인 현대차를 넘어설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결과는 현대차에 1만대 차이로 무릎을 꿇었다. SUV 시장은 압도했지만 단조로운 세단 라인업이 원인이었다. 기아차의 CK는 기아차가 가진 세단에 대한 이미지를 완전히 바꿔줄 것으로 관측된다. 외관 디자인은 패밀리룩을 유지하면서도 이탈리아 명차 마세라티와 같은 최고급 수준의 디자인을 구현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3ℓ 트윈터보 V6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해 최고출력 370마력을 낼 것으로 관측된다.
북미 프리미엄 시장 공략에 힘쓰고 있는 현대차는 제네시스의 최고급 세단 ‘G90(한국명 EQ900)’을 비롯해 ‘G80’ ‘G80 스포츠’ 등을 전시한다. 특히 G90의 경우 ‘2017 북미 올해의 차’ 후보에 올라 있다. 수상할 경우 북미 시장에서 반전의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
올해 디트로이트 모터쇼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열리는 첫 모터쇼다. 트럼프 당선인은 멕시코에 공장을 짓고 미국에 차량을 판매하는 GM이나 도요타 등의 업체들에 대해 “미국에 공장을 짓거나 국경세를 내라”고 경고하고 있다. 주요 관계자들이 어떤 해답을 내놓을지도 관심이 주목된다. 트럼프 당선인이 친환경차 장려 정책을 중단할 것으로 관측되는 상황에서 친환경차 전시도 줄었다. 크라이슬러의 포털 미니밴 전기차 콘셉트카, 포드 트랜싯 커넥트 하이브리드 택시, 폭스바겐 I.D. 전기차 등을 선보인다.
/디트로이트=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