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의 사교육 종류도 초등학생을 방불케 할 정도다. 한글·논술 등 국어뿐 아니라 수학, 영어, 과학·창의 등 다양한 선행교육이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니 경기침체와 공교육 확대 등으로 일반학원 및 교습소가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영유아학원은 오히려 기형적으로 증가하며 호황을 누리는 것이다. 영유아에 대한 사교육이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그래서다.
더 심각한 것은 사교육 학습시간마저 너무 길어 오히려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점이다. 영어학원 등 반일제 이상의 학원에 다니는 5세 아동의 경우 사교육을 받는 시간이 무려 6시간15분에 달했다. 아무리 조기교육이 두뇌 발달에 좋다고 해도 초등학생조차 소화하기 힘든 일정이다. 이런 무리한 교육이 영유아에게 도움이 되기는커녕 공격성 등 문제행동을 유발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그런데도 부모들 상당수가 지금의 사교육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니 여간 우려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경기침체에 아랑곳없이 영유아 사교육이 극성을 부리는 이유다. 이를 개선하려면 무엇보다 부모 욕심에 아이들의 행복을 빼앗는 것은 아닌지 반성할 필요가 있다. 국공립 유치원 증설 등 영유아 공교육도 시급히 개선돼야 한다. 벌기는 힘든데 사교육비가 늘어만 가니 아이 낳기가 두려워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