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세계는 급속한 변화를 맞고 있다. 우리는 어떻게 미래 준비를 해야 할 것인가. 관련 국가들은 빠른 속도로 이에 대응해 앞으로 나아가는 반면, 우리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AI, 세월호 참사 등의 미래대응에 실패한 과거사로 인해 제자리걸음만 반복하고 있다.
사실 정부에서 마련된 미래대응체계와 미래예측 보고서는 정권에 따라 색안경을 낀 지 오래다. 김영삼 정부의 ‘2020년을 바라본 장기정책과 전략’은 단기적 현안지원으로 전환됐고, 김대중 정부의 ‘비전 2011’은 설계 단계부터 중단기적 정책과제 위주로 설계됐다.
참여정부의 ‘비전 2030’, 이명박 정부의 ‘미래비전 2040’ 또한 5년 단임 대통령제의 권력에 가로막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코드가 맞지 않는 기존의 미래보고서와 전문가들은 버려졌다.
세계 최고의 복지국가라 불리는 핀란드·덴마크 등은 미래대응을 위한 국정시스템과 반세기 이상을 내다보는 미래전략을 갖고 있다. 주목할 점은 정권에 흔들리지 않는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국회가 미래전략 수립을 주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핀란드의회는 미래와 관련된 정책적 업무를 의회가 수행해야 한다는 취지에 따라 지난 1992년 미래위원회를 설립하고, 정부에 대해 자국의 장기발전 전망에 관한 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하도록 요구하는 법안을 채택했다. 이에 정부로부터 한 회기에 한 차례 이상의 미래보고서를 보고받아 정부·의회 간 국가미래전략에 대한 정치적 토론을 거쳐 일관성 있는 미래전략을 수립해왔다.
20대 국회 첫 대정부질문을 통해 수차례 밝혔지만 우리도 정권에 흔들림 없이 미래에 대응하고 준비할 수 있는 국회차원의 상임위원회 및 싱크탱크 구축이 필요하다. 대한민국은 지금까지 세계적으로 유래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의 경제발전을 지속해왔다. 반면 성장만을 반복해온 국가정책으로 빈부격차, 저출산·고령화, 제4차 산업혁명 기반 융합혁신경제 준비 등을 소홀히 해온 것 또한 사실이다.
아직 대한민국 국회의 미래대응 역량은 부족하다. 정쟁으로 인해 제대로 된 논의가 이뤄질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 또한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하지만 국회가 다양한 민의를 수렴하고 입법과 예산을 통해 정책의 지속성을 보장할 수 있는 유일한 기관임을 감안한다면, 지금부터라도 정부가 아닌 국회를 중심으로 미래전략을 만들어나가야 한다.
대한민국이 빠르게 변화하는 미래사회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글로벌 리더로 우뚝 설 수 있도록, 정권의 이해가 아닌 국민이 중심이 되는 미래전략 마련에 국회가 앞장서기를 간절히 기원해본다. 김성태 새누리당 국회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