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등 테러조직들이 정보당국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를 송금 수단으로 사용한 정황이 드러났다.
10일 싱가포르 일간 더스트레이츠타임스에 따르면 키아구스 아마드 바다루딘 인도네시아 금융거래분석센터 소장은 중동 테러조직이 비트코인과 온라인 금융결제 사이트 페이팔을 이용해 인도네시아 지부에 자금을 지원한 정황이 포착됐다고 전날 밝혔다. 금융거래분석센터는 돈세탁 등 금융 관련 범죄를 관리·감독하는 기구다.
특히 지난해 1월 자카르타 자살폭탄 테러의 배후로 알려진 인도네시아 출신 IS 지도자 바룬 나임도 전자화폐로 현지 지부를 지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거래분석센터는 지난 2014~2015년 테러 연관성이 의심되는 해외 송금액이 100억루피아(약 9억원)라고 발표했으며 올해는 송금 건수가 두 배로 늘어 규모 역시 증가했을 가능성이 높다.
테러단체가 전자화폐를 사용한다는 주장은 꾸준히 제기돼왔다. 기존 금융거래망을 통하지 않는데다 암호화돼 있어 자금 흐름을 추적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전자화폐는 이를 현금화하기 위해 금융권을 이용할 때 비로소 자금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 이반 에우스티아 반다나 금융거래분석센터 조사국장은 “지금은 페이팔과 비트코인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2~3년 후에는 다른 수단을 언급해야 할지 모른다”며 “정부 기관이 세밀하게 접근할수록 테러조직은 새로운 방식을 찾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