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탄핵심판과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측이 10일 “(세월호 참사 당일) 중대본 방문했을 때 질문 외에 지시도 있었다”고 항변하며 ‘세월호 7시간’ 논란에 대해 구체적 해명을 내놓았다.
앞서 헌재는 이날 대통령 대리인단이 제출한 ‘세월호 7시간’ 답변서를 본 뒤 “대통령의 세월호 침몰에 대한 최초 인지 시점이 언제인지가 나와있지 않다”며 “답변서 내용이 부족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날 대리인단이 공개한 행적 자료에 따르면 대통령은 국가안보실에서 세월호 조치상황 1보 보고를 받은 시점(오전 10시)에 사고를 처음 인지했다.
이후 10시 15분에 김장수 국가안보실장에게 전화해 상황 파악 등을 지시했고 10시 22분엔 김 실장에게 다시 “샅샅이 뒤져 철저히 구조하라”고 한번 더 지시를 내렸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같은 전화가 실제로 있었다는 증빙에 대해선 “관저와 중대본에서 한 지시 내용 녹음파일을 가지고 있다”며 김장수 실장과의 시간대별 통화기록을 추후 제출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대리인단은 박 대통령이 오전 내내 국가안보실과 사회안전비서관 등으로부터 세월호 구조 상황 보고서를 받았다고 강조했다. 대리인단은 “참사 당일 대통령은 컨디션이 안 좋아 관저 집무실에서 근무했다”면서도 “국가안보실장에 여러차례 전화 받고 적절한 지시를 내렸다”고 주장했다.
또 정확한 시간은 불명확하지만 당시 오전 안봉근 당시 제2부속비서관로부터 대면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점심식사 이후 박 대통령은 간호장교 신보라 대위로부터 의료용 가글을 수령했다. 그 즈음에도 정호성 제1부속비서관으로부터 대면보고를 받았다.
이어 박대통령측은 “오후 2시 23분경 해경에서 ‘190명 추가구조’는 오보라고 보고했고 이어 2시 50분에 김장수 국가안보실장이 ‘370명 구조’는 오보라고 보고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오후 3시경 피해가 심각함을 인식했다”고 덧붙였다.
대통령측은 “오후 3시에 중대본 방문준비를 지시했지만 경호문제로 지연됐다”면서 “당일 미용사의 머리 손질은 중대본 방문이 지연되는 동안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중대본 지시 이후인 당일 오후 3시 35분 미용 담당자가 들어와 20여분 머리를 손질했다는 설명이다.
또한 대통령측은 “당일 관저 출입 인원은 간호장교와 미용 담당자 외에는 없다”고 못박았다. 한편 중대본 방문이 얼마나 늦어졌는지에 대해서는 경호상 비밀로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통령은 중대본에서 청와대로 돌아온 뒤에도 국가안보실, 관계 수석실 등으로부터 구조 상황을 보고받고 오후 11시 30분께에는 직접 진도 팽목항 방문을 결심했다고 대리인단은 주장했다.
이날 대통령측이 밝힌 ‘세월호 7시간’ 내용은 한마디로 “대통령으로서 할 수 있는 조치를 최선을 다해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세월호가 완전히 가라앉은 오전 10시 34분으로부터 4시간 30분여 지난 시점에 심각한 상황을 판단했다는 점 등을 미루어 볼 때 논란은 피하기 어렵다.
/강신우PD see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