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美 외교공백 틈타 勢확대"...中·日 동남아 외교전 가열

아베, 필리핀·호주 등 4개국 순방

中은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 초청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중국과 일본이 새해 벽두부터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치열한 외교전에 돌입한다. 트럼프 외교정책의 불확실성으로 동남아에서 미국이 외교공백을 보이는 가운데 이 지역에서의 세력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11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12~17일에 필리핀·호주·인도네시아·베트남 등 4개국을 순방하며 각국 정상들과 회동할 계획이다. 트럼프 당선 이후 한층 속도가 붙고 있는 중국의 공격적인 해양진출을 견제하고 미국의 탈퇴 방침으로 흔들리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견인하기 위한 연대 방침을 확인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특히 첫 순방국인 필리핀 방문은 지난해 6월 취임한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초청한 해외 국가원수들 가운데 처음이다.


일본 정부 고위관계자는 “이번 순방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내 미국 동맹 네트워크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지역 내 주요국들과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정치·안보·경제 분야에서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시기에 일본이 지역 내 협력을 이끄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법의 지배에 근거한 자유롭고 개방적인 국제질서를 지키는 아시아태평양 주요국들과의 연대의 중요성을 호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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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아베 총리의 발걸음이 분주해진 것과 동시에 중국도 연초부터 동남아에서의 세력 넓히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베트남 현지 언론들은 베트남 권력서열 1위인 응우옌푸쫑 공산당 서기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겸 공산당 총서기의 초청으로 12~15일 중국을 방문한다고 이날 보도했다. 두 지도자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양국 간 장기적인 유대 강화를 위해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와 경제협력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 주석은 앞서 지난해 10월 말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를 초청해 경제·군사 등 모든 분야에서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공고히 하기로 했다. 지난 3일에는 말레이시아 해군의 협력으로 중국 잠수함이 사상 처음으로 말레이시아 항구에 기항해 주목되기도 했다.

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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