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트럼프 첫 기자회견] "美에 공장설립 기업 쏟아질 것..GM, 포드 선례 따르라" 압박도

<'미국 우선주의' 재천명>

FCA·포드에 "감사의 뜻"

"美가 일자리 만들어줬다"

멕시코에 직격탄 날려

회견중 페소화 곤두박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1일(현지시간)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열린 첫 기자회견에서 질문할 기자를 가리키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당선인은 관계가 불편한 언론사 기자를 공격하거나 질문을 봉쇄하고 기자들이 이에 반발하면서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뉴욕=AP연합뉴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1일(현지시간)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열린 첫 기자회견에서 질문할 기자를 가리키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당선인은 관계가 불편한 언론사 기자를 공격하거나 질문을 봉쇄하고 기자들이 이에 반발하면서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뉴욕=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선거 후 처음으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미국 제조업 부흥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기업과 교역 상대국을 계속 압박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자동차 기업을 포함해 많은 기업이 미국으로 돌아올 것”이라며 “앞으로 몇 주에 걸쳐 미국에 공장을 짓는 기업들의 소식이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은 좋은 협상은 하지 않고 불리하고 나쁜 협상만 하고 있다”며 불평등 교역 대상국으로 중국·멕시코·일본을 지목하기도 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그가 대선 기간 내내 내걸었던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슬로건을 재확인하는 자리였다. 그는 “나 스스로 가장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공언했다”면서 “지금까지 잘해왔고 앞으로도 잘해내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자신의 요구에 응해 공장 해외 이전을 철회하고 국내 투자 계획을 밝힌 피아트크라이슬러(FCA)와 포드에 대해 “감사의 뜻”을 전하는 한편 아직 해외 공장 이전 계획이나 미국 투자 계획을 발표하지 않은 미 자동차 1위 기업 GM을 직접 언급하며 “(포드·FCA와 함께) 동참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는 ‘기업의 미국 유턴’이라는 자신의 정책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불이익을 주겠다는 노골적 협박으로 해석된다.


미국 기업들에만 국한되지 않는 트럼프 당선인의 투자 압박에 외국 기업들의 발등에도 불이 떨어졌다. 아사히신문은 일본 최대 자동차 업체인 도요타의 도요다 아키오 사장이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과 지난 10일 회동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12일 보도했다. 도요다 사장은 펜스 부통령과의 면담에서 자사의 미국 고용·투자 실적을 설명하고 향후에도 미국 경제에 공헌하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당선인이 도요타의 멕시코 공장 설립을 비판하면서 “미국에 공장을 짓지 않으면 막대한 국경세를 내야 한다”고 으름장을 놓은 데 대한 대응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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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이날 ‘미국이 너무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준’ 나라로 지목한 멕시코에도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멕시코와 미국의 국경은) 구멍 난 체에 불과하다”며 “앞으로 강력한 국경을 거쳐야 미국에 제품을 판매할 수 있을 텐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선 당시 공약이었던 국경세 부과 및 장벽 건설 추진도 재확인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말 한마디에 멕시코 페소화 가치는 기자회견 도중 달러당 22페소선이 무너지며 곤두박질쳤다. 미국 대통령선거일인 지난해 11월8일의 달러당 18.42페소와 비교하면 16.4%나 빠진 것이다.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은 “공포와 위협을 기반으로 기업들의 투자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어떤 시도도 거부한다”며 강력 반발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GM·포드·FCA가 지난해 멕시코 자동차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49%에 달한 점을 감안하면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으로 멕시코 경제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도 트럼프 차기 행정부와의 관계정립에 노심초사하는 모습이다. 중국 관영 차이나데일리는 미중무역전국위원회(USCBC)의 보고서를 인용해 “중미 무역과 중국 기업의 미국 투자 등을 통해 미국에서 약 260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있다”며 “대중 무역의 긍정적 측면은 무시되고 부정적 효과만 강조되는 등 중국과의 무역에 대한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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