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 특별검사가 12일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의 입시비리를 주도한 혐의로 김경숙(62) 전 이화여대 신산업융합대학장을 소환 조사한 데 이어 조만간 최경희(55) 전 총장도 소환할 방침이다.
특검팀 대변인인 이규철 특검보는 이날 “이대 입시·학사비리 관련해 김 전 학장을 업무방해 및 위증 혐의로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며 “김 전 학장의 신병처리 결정 후 최 전 총장도 소환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특검은 정씨가 부정한 방법으로 이대 체육특기자 전형을 통과하고 입학 후 수업 출석과 과제 제출을 부실하게 하고도 학점을 따는 등 각종 특혜를 누린 데는 최 전 총장과 함께 김 전 학장도 핵심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 이대 총장실과 최 전 총장을 포함한 관계자 거주지 및 사무실을 압수 수색하는 과정에서 확보한 물증과 진술 등을 바탕으로 조사를 진행한 특검은 김 전 학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특검은 김 전 학장의 건강상태를 고려해 신병처리 수준을 결정할 방침이다.
김 전 총장은 현재 유방암 2기 진단을 받아 수술을 받았고 항암치료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이날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된 김 전 학장은 한 달 전 국회 청문회 때와 달리 초췌한 모습으로 특검팀 사무실에 도착했다. 털모자를 깊게 눌러쓴 김 전 학장은 안경은 물론 귀고리나 목걸이 등 일체의 장신구도 없이 핏기 없는 얼굴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김 전 학장이 암 환자인 점을 강조하며 ‘구속 면하기 전략’을 쓰고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