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는 공식초청을 받은 7개 국내 기업들이 적극적인 ‘K바이오’ 알리기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우선 한미약품은 논란이 된 ‘랩스커버리’ 적용 약물의 수율에 대해 상업화가 가능한 수준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랩스커버리는 약의 효능 기간을 늘려주는 기술인데 지난해 말 한미의 당뇨병 신약 ‘퀀텀 프로젝트’가 사노피로부터 일부 계약해지를 당하면서 수율이 낮아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관순 한미약품 사장은 11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세인트프랜시스호텔에서 열린 기업 프레젠테이션(PT) 자리에서 “랩스커버리 기술의 일부 문제는 스케일 업(scale up·연구실 수준의 생산 규모를 대규모로 확대하는 것) 과정에서 이를 안정화할 때 생기는 현상에 불과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랩스커버리 기술을 이용하면 당뇨병 환자에 대한 인슐린 투여 횟수를 지금의 하루 세 번에서 주 1회~최장 월 1회로 줄일 수 있다.
매력적인 기술이지만 지난해 사노피가 랩스커버리가 적용된 계약을 파기하면서 효용 논란이 일었다. 쉽게 말해 랩스커버리 기술이 연구실 단위를 벗어나 대량 생산을 위해 규모를 늘리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낮은 수율)는 지적이다. 하지만 이번 컨퍼런스에서 이 사장은 한미약품의 기술력과 상업화 가능성에 문제가 없다는 점을 확인한 셈이다.
이 대표는 또 지난해 문제가 됐던 내부정보 유출 사건과 관련,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 추가적인 내부통제 강화조치를 올해 1·4분기 중 시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북경한미약품에서 개발 중인 ‘펜탐보디’도 공개했다. 펜탐보디는 하나의 항체가 서로 다른 두 개의 타깃에 동시에 결합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로 면역 항암치료와 표적 항암치료를 동시에 가능하게 해준다.
이날 신흥시장 분야에서 회사 알리기에 나선 셀트리온(068270)은 중장기적으로 항암제와 독감백신, 개량신약(Bio-better)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겠다고 소개했다.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바이오시밀러(복제약)인 ‘램시마’의 성공 덕분인지 셀트리온 발표에는 100여명에 달하는 투자자들이 행사장을 찾았다. PT를 진행한 김명훈 셀트리온헬스케어 부사장은 “바이오시밀러에서의 셀트리온 리더십과 항암제 시장에서 탁월한 성과를 보인 파트너사 테바의 힘이 더해지면 미국 시장을 뚫는 데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질병 진단제품 개발업체 씨젠(096530)은 이날 PT를 통해 내년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상품판매 신청을 내고 본격적인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선다고 밝혔다. 씨젠의 올해 목표 가운데 하나도 성공적인 미국시장 진출이다. 씨젠은 또 감염성 질환과 암, 유전질환 검사제품 95개의 라인업을 구축하는 ‘프로젝트 100’도 설명했다.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102940) 대표도 미국 내 자회사인 티슈진 발표시간에 세계 최초의 퇴행성관절염 세포유전자 치료제인 ‘인보사’를 소개해 관심을 끌었다. 코오롱이 JP모건 컨퍼런스에 초청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샌프란시스코=김영필기자 susop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