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S&T중공업 노조, 집단 폭력 행사…노사 갈등 최고조

사측 강경 모드 변경 "이유 여하 불문 엄중 대처 방침"

휴업휴가와 임금피크제 등을 둘러싼 S&T중공업 노사 갈등이 길어지는 가운데 노조간부들이 사측 임원을 집단 폭행하면서 물의를 빚고 있다. 이 때문에 사측이 강경 대응 방침을 밝히는 등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지는 모양새다.

13일 S&T그룹 등에 따르면 지난 3일 오후 8시50분께 창원시 성산구 S&T 저축은행 앞에서 노숙농성을 벌이던 노조 간부 5~6명이 몰려들어 김모 총괄전무이사를 집단으로 폭행했다. 폭행으로 바닥에 쓰러진 김 전무이사는 머리와 경추 등을 다쳐 현재 서울의 병원에 입원, 뇌 정밀검진을 받고 있다. 당시 김 전무이사는 노조 측에서 노숙농성을 하는 것을 만류하다가 이 같은 봉변을 당했다. 사측 관계자는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폭력행위에 대해 자체적으로 엄중 대처할 예정”이라며 “고소, 고발, 사규에 따른 징계 등을 검토 중”이라 밝혔다.


노조는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 소속으로 지난달 8일 게릴라식 파업을 시작으로 사건 당일부터 차량사업본부의 총파업을 선언하고 S&T 저축은행 앞에서 장외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노사 갈등은 휴업휴가와 임금피크제 등을 시행하려는 사측과 이를 완강히 거부하는 노조 측의 입장 차로 빚어졌다. 지난 10일에도 노사가 축소교섭에 나섰지만 견해차만 확인했다.

사측은 노조가 완강히 거부하고 있는 휴업휴가와 관련해 보도자료를 내고 근로기준법에 정한 바에 따라 정당한 휴업휴가를 실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측은 “지속적인 매출 감소 등 경영악화로 인해 현장 유휴인력에 대한 해고를 막고자 휴업휴가를 실시하고 있다”며 “휴가자들에게는 평균임금의 70%(정상근무시 임금의 80% 수준)를 지급했다”고 말했다. 이어 “근로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1년 중 180일 동안은 고용보험법에 정한 고용유지훈련을 실시하고 그 대상자들에게 정상 근무 시 임금의 100%를 지급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동조합은 본 휴업휴가가 부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지난해 11월 중앙노동위원회에서는 휴업휴가 전체가 정당하다고 봤으며, 소수기간(2개월) 및 인원에 대해서만 구제 판정을 한 바 있다. 이보다 앞선 10월에는 창원지방노동위원회는 회사가 실시한 휴업휴가가 정당하다고 판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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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연장법의 취지에 따라 도입한 임금피크제와 관련해 사측은 타사와 비교하면 근로자에게 더 유리한 조건의 임금피크제 시행안을 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측은 “‘만56세 임금은 동결, 만57세·만58세·만59세는 각 56세 기준 90%, 만60세는 만56세 기준 80%’를 지급하는 것으로 제시하고 60세 정년 시 퇴직위로금 500만원을 지급함으로써 전체 근로자는 90% 상당의 임금을 지급 받을 수 있다”며 “10%를 매년 전년도 임금액에서 누적으로 감액하는 타사와 실제 지급률을 비교하면 근로자에게 더 유리한 조건”이라 강조했다.

사측은 또 “노조는 지난달 2일 교섭 자리를 박차고 나간 이후 같은 달 8일 1시간30분, 13일 2시간, 28일 2시간 씩 게릴라식 파업으로 회사의 생산에 타격을 주었고 급기야 올해 3일부터 차량사업본부에 대해 총파업을 선언하고 법이 금지하는 텐트를 집회 현장에 설치하는 등 불법 집회를 열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달 22일 조건없는 교섭을 재개할 것을 요구했으나 거절당했고 그룹 회장도 4차례에 걸쳐 면담을 요청했으나 노조는 지부 일정 등을 이유로 거절했다고도 말했다.

사측은 “노조가 월 160만원을 받는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휴업휴가를 실시한 2015년 한 해 동안 생산직 근로자들에게 지급한 소득총액의 평균은 하루 8시간 근무기준 5,784만원으로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다”고 말했다.

노조 측은 지난 11일 보도자료를 통해 “사측이 폭력집단으로 매도하고 교섭을 거부한 것으로 왜곡하고 있다”며 “생존권에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는 조합원도 있는 상황에서 ‘법대로 했다’며 주장하는 것은 근로자를 보호해야 하는 근로기준법을 악용한 것”이라 말했다.

/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

조원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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