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비선실세’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21)씨를 도우라고 직접 지시한 정황이 포착됐다.
13일 박영수 특검팀은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으로부터 지난 2015년 1월 박 대통령이 정 씨를 지목해 지원을 지시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김 전 차관의 진술은 “박근혜 대통령이 정유라 같은 승마선수를 키워줘야 한다고 얘기했다”는 부분이다.
실제로 대통령의 이 같은 진술 이후 김 전 차관은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과 함께 정 씨를 승마계에서 키워줄 수 있는 방안을 협의한 것으로 파악된다.
특검팀은 이 진술을 토대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15년 7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대한 찬성 의결 전 이미 최 씨와 정 씨의 존재를 인식하고 있었을 가능성도 의심하고 있다.
핵심은 이 부회장이 두 회사 합병을 정부가 지원한 대가로 최순실 씨 일가에 자금을 대준 것이 아니냐는 점이다.
현재까지 삼성은 승마협회 지원이 ‘강요와 공갈’에 의한 것이란 입장으로 고수하고, 이 부회장도 청문회에서 ‘대가성은 없었다’고 진술한 바 있다.
하지만 특검 조사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2014년 9월 이재용 부회장과 단독으로 면담하고, 승마 유망주 지원을 요청했으며 삼성은 이듬해 3월 대한승마협회 회장사를 맡았다.
박 대통령은 또 2015년 7월께 다시 이 부회장과 만나 승마 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질책했으며, 삼성 측은 이후 본격적으로 최 씨 측과 승마 훈련을 위한 컨설팅 계약까지 감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검팀은 전날 이 부회장과 박상진 사장을 소환해 조사했으며 조만간 관련자들의 신병처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