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가 미국 달러화로 표시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을 사상 최저 금리로 발행했다. 하지만 절대 금리 수준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등에 따라 지난해 중소기업진흥공단이 10년물 달러화 채권을 발행했을 때보다 0.6%포인트 이상 높아졌다.
13일 기획재정부는 “10억달러 규모의 외평채(10년물)를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보다 55bp(1bp=0.01%포인트) 높은 연 2.871%에 발행했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가 달러 외평채를 발행한 것은 2014년 6월(10억달러·30년 만기) 이후 2년7개월 만이며 10년물은 2013년 9월(10억달러) 이후 3년4개월 만이다. 한국물과 미국의 금리 차이를 뜻하는 가산금리는 역대 가장 낮았다. 이전 최저 기록은 2014년의 72.5bp였다. 금리가 낮을수록 정부가 이자를 조금 줘도 투자자가 몰린다는 뜻으로 국가신용도가 높다는 의미다.
기재부는 “한국과 국가신용등급이 유사(무디스 기준 Aa2)해 비교가 가능한 다른 나라의 채권 유통금리에 비해서도 낮은 금리로 발행됐다”고 평가했다. 한국과 같은 등급인 캐나다 온타리오주 채권 가산금리는 56bp(1월11일 기준)로 우리보다 높고 일본 정부가 보증하는 일본국제협력은행(JBIC)도 56bp였다. 기재부는 “초기 주문 규모가 30억달러로 발행액의 3배에 달했고 투자자의 국적 분포도 미국 21%, 유럽 21%, 아시아 54% 등 다양했다”고 설명했다.
기재부의 한 관계자는 “대통령 탄핵안 가결 등에도 해외 투자가들의 한국에 대한 긍정적 시각을 재확인했다”며 “국책은행, 공기업, 민간 부문이 해외에서 외화 표시 채권을 발행할 때 이번 외평채 발행 금리가 기준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진공은 지난해 8월 10년 만기로 5억달러 규모의 채권을 2.236%의 금리로 발행에 성공한 바 있다. 중진공의 신용등급은 정부와 동일하다. /세종=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