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삼성 "도주 우려 없는데...구속만은 피해달라" 호소

李부회장 구속 검토에

비상근무 속 긴장 고조

'밤샘조사' 李부회장은

곧바로 출근...대책회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박영수 특별검사팀 사무실에서 밤샘조사를 받은 가운데 특검이 뇌물 혐의 등을 적용해 이 부회장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소식이 13일 전해지자 삼성이 극도의 긴장 상태에 빠졌다.

삼성 미래전략실 임직원들은 이날 특검의 사법 처리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일부는 식사 약속도 포기한 채 서초사옥에서 대기하는 모습이다. 미전실의 한 직원은 “몇 달간 입술이 계속 부르튼 채 지내고 있다”며 “비상근무가 일상처럼 돼 괜찮지만 그룹의 명운이 걸려 있는데도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안타까울 뿐”이라고 토로했다.


삼성은 무엇보다 특검이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 청구만큼은 신중히 해줄 것을 간곡하게 당부하고 있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범죄 사안이 애매해 유무죄를 다툴 경우 특검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데 신중해야 한다”며 “대기업 총수의 구속은 경제에 미치는 파장이 크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도 “이 부회장이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주할 가능성은 전혀 없다”며 “이 부회장이 대기업 총수라고 해서 ‘재벌 봐줬다’는 소리를 듣기 싫어 구속영장을 청구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역차별 아니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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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7시50분 무렵 서울 강남구 대치동 박영수 특별검사팀 사무실에서 22시간에 걸친 밤샘조사를 마치고 나왔다. 그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며 미리 대기하고 있던 차량을 타고 삼성 서초사옥 41층 집무실로 향했다.

미전실 팀장들과 임직원들은 전날 오전9시30분 이 부회장이 특검 사무실에 출석한 후 일손을 놓다시피 한 채 조사가 종료되기를 기다렸다. 미전실의 최지성 실장(부회장)을 비롯해 대부분의 임직원은 서초사옥에서 대기했고 일부는 특검 사무실 주변에서 뜬눈으로 밤을 지새운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은 이날 출근 직후 주요 팀장들을 소집해 오전10시 넘어서까지 회의를 주재하고 향후 특검 수사에 대비한 논의 등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특검 조사에서 최순실 모녀에 대한 승마 지원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한 대가성 뇌물이 아니라 박근혜 대통령의 강요에 못 이긴 결과물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책회의가 끝난 후 이수형 미전실 기획팀장(부사장)은 이 부회장 구속 여부 등 향후 수사 결과에 대한 대응책을 세웠느냐는 질문에 “죄송하다. 드릴 말이 없다”며 빠져나갔다. /이종혁·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김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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