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김승열의 Golf&Law]전통적인 법원서 분쟁해결 부적절…스포츠중재재판소 조속히 설립을

< 90 > 제2 박태환 논란 막으려면

지난해 수영의 박태환 선수는 우여곡절 끝에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었다. 도핑 양성반응 등으로 징계를 받은 선수는 3년 동안 대표선수가 될 수 없다는 대한체육회 규정 때문이었다. 이에 박태환은 이중징계라고 주장하며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해 승소했다.

스포츠계에서도 분쟁은 심심찮게 발생한다. 대표적인 사례는 국내외 대회에서의 판정시비, 도핑 문제, 선수자격 문제, 스포츠 계약관계 등 다양하다. 스포츠 분쟁에 대한 해결방안을 제시하기 위해서는 스포츠에 대한 전문 지식과 경험이 바탕이 돼야 한다. 또한 신속하고 경제적인 해결이 필요한 분야다. 그런 점에서 전통적인 법원에 의한 분쟁 해결은 적절하지 않으며 스포츠계의 인적 결합 등을 고려할 때 어떤 분야보다도 원만한 해결 유도와 비공개성이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국제 스포츠 분쟁에 있어서는 1984년에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설립한 CAS가 많은 역할을 담당해왔다. 미국의 경우는 미국중재협회에서 스포츠 분쟁을 해결해왔으며 미국올림픽위원회와 미국의 반도핑기구에서도 나름의 역할을 수행했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제대로 된 스포츠 중재·판정 기구가 설치돼있지 않다. 미국은 스포츠 분쟁을 대체분쟁해결절차(ADR)로 진행하도록 법적으로 강제하고 있다. 영국과 일본의 경우는 스포츠 분쟁에서 중재합의를 유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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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유망산업 분야로서 골프를 비롯한 스포츠가 주목을 받는 시점에서 우리나라도 스포츠 관련 기본법을 제정하면서 스포츠 중재·판정 기구의 법적 근거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스포츠 단체들이 각종 계약서상으로 중재·합의 조항을 표준화해 널리 시행해야 한다. 스포츠 분쟁 해결을 위한 인프라의 조속한 정비도 필수다. 전문성 있는 중재인에 의해 분쟁이 신속하고 정확하며 경제적으로 해결될 수 있어야 하고 원만한 해결이 이뤄지도록 유도하는 절차도 필요하다. 그리고 스포츠 분쟁 해결 기구는 독립성이 보장돼야 할 것이고 국제 스포츠 분쟁 해결 기구와의 협약을 통해 다른 나라에서도 판정의 실효성이 인정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스포츠 중재재판소는 경기 단체 등에 대해 상대적으로 약자 입장에 있는 선수들의 보호를 위해 조속히 설립돼야 한다. 분쟁 해결 기구는 투명한 절차에 따라 판단함으로써 사회지원 인프라로서 자리매김해야 할 것이다. 마침 정부 차원에서도 스포츠 중재기구에 대한 제도화를 강구하겠다고 밝힌 만큼 좀 더 체계적으로 정비해 국제 경쟁력을 가진 제도를 갖추기를 바란다.

/변호사·대한중재인협회 수석부협회장

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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