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병호 전 의원이 15일 열린 국민의당 전당대회에서 2위를 기록했다. 문 전 의원은 전직 의원이라는 핸디캡을 안고 박지원 신임 당 대표와 대립각을 세우는 전략으로 수석 최고위원 자리에 올랐다. 새정치연합 시절 안철수 전 대표의 비서실장을 지낸 문 전 의원이 수석 최고위원 자리에 선정되면서 좁아졌던 안 전 대표의 운신 폭이 확장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문 전 의원은 이날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전당대회 당원현장투표와 ARS 투표에서는 박 신임 대표에 뒤진 2위에 올랐지만 여론조사에서는 1위를 기록했다. 문 전 의원은 여론조사에서 59.69%를 기록했고 박 신임 대표는 57.29%를 기록했다. 1인 2표제로 진행된 현장 투표에서는 박 신임 대표가 58.92%로 1위, 문 전 의원이 44.89%의 지지를 얻었고 당원 대상 ARS 조사에서는 박 신임 대표가 63.19%, 문 전 의원이 49.29%를 기록했다.
문 전 의원은 전당대회 TV 토론회 과정에서 박 신임 대표와 치열한 논쟁을 벌여왔다. 문 전 의원은 이날 정견발표 과정에서도 “여러분 눈에는 지금 국민의당이 보이냐”며 지난 총선 이후 사실상 당을 끌어왔던 박지원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비판했다. 그는 “저 문병호는 담대한 자강의 길을 걸어갈 것”이라며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승리하고 싶다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이기고 싶다면 문병호를 밀어달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안철수와 새정치를 살릴 사람, 국민의당을 집권당으로 만들 사람 저 문병호를 새로운 당 대표로 선택해달라”고 밝혔다. 정치권은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과의 연대 등 ‘뉴DJP’ 연합을 설파했던 박 신임 대표와 ‘자강론’을 주장한 문 신임 최고위원 간 신경전이 고조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