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뷰티업계가 혈투를 벌였던 신논현역 상권이 올 상반기 스포츠 브랜드의 격전지로 부상했다. 이 곳에서 매장을 운영하던 나이키·아디다스·뉴발란스 등은 전문성을 강조한 대형 특화매장을 새로 선보이는 한편 언더아머까지 가세하면서 경쟁이 심화하는 양상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언더아머는 오는 19일 서울 지하철 9호선 신논현역 부근에 플래그십스토어인 강남점을 열고 국내에 직진출한다. 대형 매장답게 제품별 풀라인업을 갖췄고, 세계 최대 규모의 온라인 헬스·피트니스 커뮤니티인 ‘커넥티드 피트니스’ 플랫폼도 마련했다. 최근 5년 새 연평균 20% 이상 성장중인 언더아머는 나이키에 이은 미국 2위 스포츠 브랜드다.
아디다스는 ‘강남 혈투’ 채비에 나섰다. 지난해 신논현역과 강남역 인근의 일반 매장 2곳을 정리하고 4월께 신논현역 인근에 지상 4층 규모의 대형 플래그십스토어를 연다. 여성용 제품군을 전면에 내세운 점이 눈길을 끈다. 회사 관계자는 “1층에는 우먼스 라인을 강화했고 층별마다 체험존을 별도로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나이키는 언더아머로부터 한 블록 떨어진 곳에 초대형 플래그십스토어인 나이키 런클럽 강남점을 운영하고 있다. 이 곳은 맞춤형 러닝 서비스인 런클럽을 앞세운 체험형 마케팅이 특징이다. 지하 1층 체험공간에서 매주 전문 강사를 초빙해 무료 피트니스 강좌를 진행하고 숙련자를 위한 러닝 프로그램도 열고 있다.
나이키 맞은 편엔 지난해 5월 뉴발란스 강남 플래그십스토어가 4층 규모로 들어섰다. 기존 매장과 달리 1~2층은 트레이닝복 라인으로 꾸몄고 3층에 별도 트레이닝 공간을 마련해 요가와 필라테스 교실을 여는 등 핵심 타깃인 20~30대 여성 층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신논현역 5번 출구 바로 앞에 위치한 데상트도 최근 러닝을 강조한 매장을 선보이고 경쟁 태세에 돌입했다.
신논현역 상권에 스포츠 브랜드 플래그십스토어가 몰린 이유는 젊은 층 중심의 유동인구가 많아 테스트 베드로 적합한데다 인근의 강남역 상권보다는 임대료가 저렴하기 때문이다. 또 핵심 상권인 강남에 둥지를 틈으로써 홍보 효과를 노릴 수 있고 동종업체 집결로 소비 목적이 뚜렷한 고객을 모을 수 있는 집객 효과도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수많은 커피전문점, 외식, 뷰티업체가 강남 상권의 임대료를 견디지 못하고 떠난 자리를 불황 속에서도 나홀로 성장중인 스포츠 브랜드가 채우고 있다”며 “강남 상권은 워낙 경쟁이 치열하고 소비자 피드백이 빨라 대형 스포츠 브랜드의 각축전이 격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