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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K리그'…새 수장의 과제는

신문선 단독 출마…오늘 총재 선거

당선되면 사상 첫 비기업인 출신

승부조작 등 명확한 처벌규정 수립

심판교육 체계화로 공정성 회복하고

타이틀스폰서 비용부담 관례 벗어야

‘국가대표 A매치는 보지만 K리그는 보지 않는다’. 우리나라 축구팬들의 성향은 관중석만 봐도 알 수 있다. A매치에는 최소 만명 단위의 관중이 몰리지만 K리그 경기장의 관중석은 썰렁하다 못해 을씨년스러울 때가 많다. 지난해 1부리그(K리그 클래식) 평균 관중은 그나마 2015년보다는 늘었다지만 8,000명이 채 안 됐다.

우리보다 수준이 낮다는 일본 ‘J리그’도 평균 관중은 1만7,000여명에 이르고 중국의 ‘중국슈퍼리그’는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워 월드스타들을 무차별 흡수하고 있다. K리그가 대표팀 경쟁력의 뿌리라는 것은 모두가 인식하고 있지만 리그 인기는 매번 제자리걸음이다.


K리그는 16일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 선거로 새 시대를 맞는다. 해설가로 더 잘 알려진 신문선(59) 명지대 교수가 단독 출마한 가운데 대의원 23명 중 과반수 출석에 재적 의원 과반의 찬성을 얻어야 신 교수는 총재에 당선된다. 전원 참석을 가정하면 최소 12표를 얻어야 한다는 얘기다. 과반 득표에 실패하면 연임을 포기한 권오갑 현 총재(현대중공업 부회장)가 후임 총재를 뽑을 때까지 당분간 직무를 유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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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교수가 당선되든 권 총재 체제를 유지하든 K리그는 대대적인 개혁에 나서야 한다. 먼저 공정성 회복이다. 지난해 심판매수 사건으로 물의를 빚은 전북 현대에 대한 처벌은 승점 9점 삭감과 벌금 1억원의 솜방망이에 그쳤다. 승부조작 등에 대한 처벌 기준을 명확히 수립하고 심판 교육을 체계화하지 않는 한 공정성 시비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또 총재가 타이틀 스폰서 비용을 부담하는 관례도 개선돼야 한다. 그동안은 연간 35억~40억원에 이르는 타이틀 스폰서 비용을 총재가 속한 회사가 부담해왔다. 인기도 없는 K리그에 수십억을 쓸 기업이 나타나지 않아서였다. 바꿔말하면 K리그의 마케팅 능력이 그만큼 떨어졌다는 얘기다. 가뜩이나 이번 선거에는 기업인이 한 명도 입후보하지 않아 연맹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이참에 총재사가 모든 짐을 짊어지는 관례를 탈피해 과감하게 마케팅 실험에 나설 필요가 있다.

승격팀에 파격적인 혜택을 줘 K리그 클래식의 위상을 높이고 동남아시아 등 해외 경기를 추진하는 것도 생각해볼 문제다. 우리보다 경기력이 떨어진다는 J리그는 지난해 영국의 한 업체와 10년간 2조3,000억원의 중계권 계약에 성공했다.

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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