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프투자증권은 사모투자(프라이빗에쿼티·PE)를 기반으로 투자은행(IB) 역량을 강화하는 PE 특화 증권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자기자본 2,000억원 안팎의 중소형 증권사로서 지닌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틈새전략이다. PE 자금을 바탕으로 다양한 거래를 주도할 계획이다.
케이프투자증권은 금융당국에 헤지펀드 인가 신청을 마치고 이달 중 헤지펀드 인가를 받아 펀드 설정에 들어갈 예정이다. 임태순 케이프투자증권 대표는 “헤지펀드는 투자 대상 제한이 없고 다양한 전략을 구상할 수 있다”며 “증권사 인하우스(In house) 헤지펀드 성격을 뛰어넘어 다양한 딜을 소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부터 도입된 증권사 헤지펀드는 기존 운용사 헤지펀드와 큰 차별성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 케이프투자증권은 기존 헤지펀드의 롱쇼트전략(저평가된 주식을 매수하고 고평가된 주식을 공매도해 수익을 내는 전략)을 벗어나 IB 딜을 기반으로 운용전략을 세울 방침이다.
현재 검토되고 있는 헤지펀드의 성격은 대출형 사모펀드(PDF)다. 신용등급이 낮아 금융기관은 물론 다른 경로의 자금조달도 쉽지 않은 중소기업 가운데 성장성이 높은 기업을 선택해 대출해주고 연간 4~5% 수준의 수익을 추구하는 방식이다. 이 밖에도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을 편입한 사모펀드 발행도 투자 포트폴리오에 포함시키고 있다. 케이프투자증권 측은 이 과정에서 CB와 BW 주관까지 맡아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전략이다. 실제 케이프투자증권은 LIG투자증권 시절부터 기업공개(IPO) 시장 등에서 대형사와 경쟁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 상장사의 일부 지분에 자기자본(PI) 투자를 실행해 4년 동안 100% 이상의 수익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처럼 IB 거래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PI 투자뿐 아니라 헤지펀드 자금으로 수익을 올리고 반대로 헤지펀드 자금을 통해 IB 딜을 소싱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임 대표는 IB 특화 증권사가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30%, 25% 증가했다. 자기자본이익률(ROE) 역시 약 6%로 업계 평균인 4%대를 크게 상회했다. 전체 임직원 수도 약 10%가량 확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