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글로벌 해운사 M&A 광풍에…현대상선 생존 위기감

中 COSCO-대만 에버그린 등

글로벌 9위 'OOCL' 인수합병說

초대형 선사가 시장 쥐락펴락해

중소형업체는 역사 속 사라질수도



홍콩 선사인 OOCL(Orient Overseas Container Line )의 모회사인 OOIL(Orient Overseas International Limited )의 주가는 홍콩 주식 시장에서 연초 대비 20% 급등했다. 지난해 7월로 기간을 늘려 비교하면 50% 가량 뛰었다.

물동량을 좌우하는 글로벌 경기가 침체 국면을 이어가고 있고 저(低)운임 기조 역시 지속 되는 탓에 선사들의 수익성이 안 좋아질 대로 안 좋아진 상황에서 OOIL의 주가가 급등한 배경은 뭘까.


16일 해운 전문 분석기관인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OOCL을 둘러싼 인수합병(M&A) 기대가 확산하고 있고, 인수 주체로는 중국원양운수집단(COSCO)과 대만 에버그린이 거론되고 있다.

알파라이너는 “글로벌 해운 업계에 불어닥친 인수합병 물결 속에서 OOCL이 다음 먹잇감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COSCO와 에버그린 모두 공식적으로 OOCL 인수 의사를 피력한 적은 없지만 최근 초대형 선사 간 M&A가 활발하다는 점과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두 선사가 OOCL과 마찬가지로 중국계 선사라는 점에서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COSCO와 에버그린, 양밍에 이어 아시아권 선사로는 4위(선복량 기준), 전 세계 9위인 OOCL를 둘러싼 M&A 소식은 의미하는 바가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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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글로벌 해운업계에 초대형 선사들 간에 M&A 광풍이 불고 있는 상황에서 또 하나의 중대형 선사가 역사 속으로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전 세계 해운업계에서는 10위권 내에서만 총 4건 이상의 크고 작은 M&A가 나왔다. 세계 최대 선사인 덴마크 머스크라인이 7위 선사인 독일 함부르크수드을 인수키로 했고, 세계 6위인 하팍로이드는 범아랍선사인 세계 10위의 UASC 인수를 발표했다. 아시아권에서는 중국 COSCO이 CSCL을 삼키면서 세계 4위 선사로 부상했고, 일본 3대 정기 선사의 통합도 있었다.

이처럼 10위권 내 대형 글로벌 선사 간 통합이 쉼 없이 이뤄지면서 전 세계 해운업계는 100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 이상 선복을 보유한 초대형 선사와 그렇지 않은 선사로 뚜렷하게 구분되는 분위기다. 해운업계의 한 관계자는 “전 세계 해상 컨테이너 운송 시장이 1~7위까지의 대형 선사들이 쥐락펴락할 수 있는 시장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그에 비하면 현대상선의 선복량은 45만TEU로, 글로벌 대형 선사와의 격차가 크다.

대형 선사들 위주로 해운 시장이 재편되면서 종국에는 선사들끼리 선복 공유·교환 등을 위해 결성하는 해운동맹(얼라이언스) 개념도 사라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얼라이언스를 맺는 궁극적인 이유가 자신들이 서비스하지 못하는 노선의 화주(貨主)를 확보하고 기존에 서비스하는 노선의 선복 규모를 키우기 위한 차원인데 초대형 M&A로 거의 모든 노선을 하나의 대형 선사가 운영하는 구조가 되기 때문이다.

한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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