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6일(현지시간) 미국 흑인 인권운동의 상징인 마틴 루서 킹 목사의 기념일을 맞아 그의 업적을 기렸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트위터 계정에서 “마틴 루서 킹 목사의 기념일을 맞아 킹 목사가 이룬 많은 훌륭한 업적을 기린다”며 “나는 위대한 인물, 킹 목사를 존경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킹 목사의 장남인 킹 3세와 면담했다. 킹 3세는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아주 건설적인 만남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은 거듭해서 ‘미국민을 잘 대변하겠다’고 말했으며, 나는 그의 의지를 믿는다”면서 “그러나 그것은 자동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미국민이 끊임없이 관여해 공공의 압력을 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당선인의 이 같은 메시지와 행보는 킹 목사와 함께 인권운동을 한 존 루이스(민주·조지아) 연방 하원의원과의 설전 이후 거칠어진 흑인사회 민심을 다독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루이스 의원은 지난 13일 NBC방송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사건을 거론하며 “트럼프 당선인을 합법적인 대통령으로 보지 않는다”고 단언한 뒤 오는 20일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에 트럼프 당선인은 다음날 트위터에 “오로지 말, 말, 말뿐이고 행동이나 결과는 없다. 통탄할 일이다”라고 루이스 의원을 비판했다.
하지만 킹 목사 기념일을 목전에 두고 나온 루이스 의원에 대한 비판은 역풍을 낳았다. 각종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SNS)에는 “루이스의 이름을 구글에서 검색해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루이스 의원은 ‘피의 일요일’로 불리는 1965년 앨라배마 셀마 평화 행진을 주도한 대표적인 인권운동가다. 킹 3세는 “두 사람이 한 말은 감정이 격해져서 나온 것이다. 아버지가 바라는 동시에 내가 하는 일은 사람들이 한데 모이는 것”이라며 화합을 당부한 뒤 “미국은 전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킹 목사는 미국 침례교 목사이자 흑인 인권운동을 이끈 상징적 인물로, 1964년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그의 장남인 킹 3세 역시 침례교 목사로 봉직 중이다.